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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스님과 화가 신부 만나 꽃과 빛으로 빚어낸 시화집

  • 불서
  • 입력 2023.10.10 15:40
  • 수정 2023.10.10 15:42
  • 호수 1699
  • 댓글 0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
원경 스님 글/김인중 신부 그림/파란북 /200쪽/1만8500원

종교 넘는 예술수행자간 교감
김 신부 회화·세라믹 아트에
순간의 영감 시·산문으로 써

동서고금의 많은 선인이 ‘그림 속에 시가 있고 시 속에 그림이 있는’ 시와 그림의 일체를 찬양했다. 문학과 미술은 이질적인 장르가 아닌 함께 어우러질 때 아름다움의 크기가 더욱 증폭된다. 러시아 작가 도스토옙스키의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한다”는 말처럼 한 폭의 그림과 시 한점이 만들어내는 예술은 그 어떤 것보다 우리의 마음에 큰 울림을 준다. 그 미학은 ‘꽃의 시인’ 원경 스님과 ‘빛의 화가’ 김원중 신부가 만들어낸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에 고스란히 담겼다.

종교와 세대, 문화의 차이는 어떤 장벽도 되지 않았다. 이미 원경 스님과 김인중 신부는 예술 수행자로서 서로의 작품에 대해 깊이 교감하고 있었다. 원경 스님은 빛을 표현한 김인중 신부의 작품을 바라보다 화두처럼 던져지는 영감을 받아 시로 옮겼고, 김 신부는 스님만의 시 세계에 깊이 공감했다.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두 사람은 ‘꽃비’가 내리는 날 청양의 빛섬아트갤러리에서 처음 만나 아름다움이라는 영원불멸의 가치를 탄생시켰다.

종교 간 화합과 사상적 융합으로 반복, 갈등으로 점철된 이 시대에 자애의 덕목을 구현해냈다는 평을 받는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은 원경 스님의 시와 산문이 김인중 신부의 회화 작품, 세라믹, 글라스 아트와 함께 소개됐다. 

형상을 떠난 자유로움, 강렬한 색채가 돋보이는 김 신부의 작품에 원경 스님은 “상승하는 불꽃처럼 일렁이고 산곡에 내려앉는 새벽안개처럼 고요히 스미는가 하면 풀꽃을 건드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오묘하고 섬세한 선율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리고 순간의 감정을 시로 꺼내 보인다.

‘외로움도 고독도 오래되어 잘 익으면 자유가 된다/ 허전함이 아니라 속박되지 않은 평온이 되기도 한다// 내 가슴이 너무 커서 채워짐이 적다고 하지 않고 스스로 작아져서 채워짐이 넘쳐흐른다고 말한다// 소박함으로 이웃의 곁을 넓혀주고 만족함으로 제 삶의 기쁨을 삼는다// 그렇게 사랑을 배워가노라면 그 자체로 행복이니까’(사랑의 길)

찢어진 듯한 세라믹 공예품에 짙은 색 페인트로 덧칠해진 작품에서 원경 스님은 자유와 행복을 발견했다. ‘사랑의 길’이라는 시로 표현했다. 정적을 견디지 못하고 자유와 사랑을 갈구하는 현대인들에게 내면을 직시할 때 비로소 찾아온다고 다독인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99호 / 2023년 10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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