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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05년 독립언론의 탄생

  • 창간특집
  • 입력 2023.10.10 17:06
  • 수정 2023.10.10 17:10
  • 호수 1699
  • 댓글 0

경영혁신으로 자생력 구축…신행 변화 이끌어

불국사, 2005년 법보신문 운영·재산권 일체 직원들에 이양
‘(주)법보신문사’로 재탄생…한국불교사에 새 이정표 제시
선사·강백 초청법회 등 기획…개방형 의사구조 책임감 높여

법보신문은 2005년 12월19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독립언론 출범을 알리는 송년법회(사진 위)를 봉행했다. 같은 해 11월23일 신문에 실린 법보신문 임직원들의 각오(왼쪽 위)와 2008년 법보신문이 기획한 5인 선사 특별 법회를 보도한 특집호. 
법보신문은 2005년 12월19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독립언론 출범을 알리는 송년법회(사진 위)를 봉행했다. 같은 해 11월23일 신문에 실린 법보신문 임직원들의 각오(왼쪽 위)와 2008년 법보신문이 기획한 5인 선사 특별 법회를 보도한 특집호. 

2005년 11월9일, 당시 법보신문 발행인이던 종상 스님은 법보신문의 운영권 및 재산권 일체를 전 직원들에게 이양했다. 이양식에서 종상 스님은 “법보신문이 불교 정론지로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렸다”며 “법보신문이 더 큰 권위와 높은 품격을 갖춘 신문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직원들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독립언론 법보신문의 출범이 이뤄지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1988년 창간 이후 법보신문은 괄목 성장을 거듭하며 불교계 대표 언론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불국사의 재정 지원에 의지해야 하는 취약한 운영 구조는 2000년대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1990년대를 거치며 급등락하는 종단의 기류에 따라 광주 수주 상황 등이 요동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바로 신문사의 재정 압박으로 이어졌다. 1998년 불거진 IMF경제 위기도 신문사의 취약한 고리를 더욱 뚜렷이 보여줬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특정 종단이나 사찰에 치우치지 않는 범불교지가 되어야 한다’는 초대 발행인 월산 스님의 창간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법보신문이 재정의 안정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한 독립언론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불국사와 신문사 구성원 모두가 이에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양측은 오랜 기간 이견을 조율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뤄진 이날의 대승적 결정은 불교계 최초로 특정 사찰이나 종단의 독점적 영향력에서 벗어나 사부대중 모두가 진정한 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독립언론이 불교계에도 등장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법보신문은 11월16일자 신문을 통해 법보신문의 독립언론 출범을 전한데 이어 23일자 신문에 ‘법보신문, 독립언론 새 출발에 부쳐’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법보신문 임직원 명의로 신문 1면에 게재한 이 글에서 “법보신문 구성원들은 앞으로 오직 정론으로써 불교언론사의 새 지평을 열 것을, 한국불교사에 있어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갈 것을 제2 창간의 각오로 사부대중께 약속드린다”며 “정론지, 독립언론이 의미하는 사명감과 무게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정론지를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을 이렇게 불교계에 공개적으로 드리는 것에 적지 않은 망설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며 숱한 자기 점검 속에서 스스로를 점검하고 또 점검했다”는 말로 오랜 고민과 깊은 각오를 드러냈다. “공개적인 약속은 정론을 펼친다는 의지를 굳건히 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한 법보신문 임직원들은 △올곧은 관행과 전통은 지키되 변화와 개혁을 지향할 것 △부정과 불의, 부패와 타협하지 않을 것 △불편부당하고 공평무사한 태도를 견지할 것 △소외되고 힘없는 이들의 후원자가 될 것 △청렴하고 겸손한 자세를 견지할 것 등의 운영 원칙을 천명했다. 이와 함께 △파사현정의 기개 △사부대중에 대한 고른 취재 △범종단을 아우르는 보도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에 대한 동등한 접근 △지성불교·고급불교 지향을 편집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법보신문의 새로운 각오에 각계의 응원과 조언도 이어졌다. 당시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관음종 등 각 종단의 주요 관계자들은 독립언론 출연에 큰 기대를 밝히며 “법보신문이 독립언론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것은 불교계 전체로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축하했다. 특히 정론직필, 불교중흥에 앞장설 것을 일성으로 당부함으로써 법보신문을 향한 뚜렷한 기대를 드러냈다. 이는 공공기관의 종교편향이나 훼불, 타종교의 불교 비방 등에 대해 법보신문이 보인 단호하고 집요한 보도가 불교계에 불러온 선한 영향력에 대한 평가이자 응원이었다. 이어진 “사부대중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길 바란다”는 당부 속에는 당시 불교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새로운 변화의 방향이 투사돼 있었다. 이는 재가불자들이 신행의 중심이자 새로운 신행문화의 개척자로서 그 역할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요구인 동시에 독립언론 법보신문이 그 변화의 선두에 서길 바라는 희망의 반영이었다. 법보신문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독립언론 출범 직후부터 바람직한 수행·신행문화 확산에 전력을 기울였다. 

독립언론출범 이듬해인 2006년 법보신문은 우리 시대 최고의 선지식을 초청한 ‘7인 선사 초청법회’를 시작으로 2008년에는 창간 20주년 기념 ‘5인 선사 초청 대법회’와 ‘5인 대강백 초청 법회’를 잇따라 기획, 불자들의 신행활동에 든든한 반석을 제공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찰이나 종단으로부터의 재정적 지원 없이도 법보신문이 안정적으로 발행될 수 있도록 경영 구조를 개혁하고 자생력을 강화하는 일이었다. 법보신문은 기존의 모든 의사결정 구조를 개편해 경영자와 사용자로 구분되는 이원적 조직 구조를 일소시켰다. 상투적으로 이뤄지던 상명하복식의 기계적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직원 모두가 참여하는 전체 회의, 각 부서장이 참여하는 간부회의 등 개방형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했다. 또 독립언론 출범 당시의 취약한 재무 현황과 열악한 수익구조를 타개하기 위해 신문의 수익구조도 과감하게 개편했다. 무가지 형태로 배포되던 부수를 줄이고 실구독자 중심으로 신문 배포구조를 변경, 발행 규모의 허수를 줄이고 내실을 다졌다. 이와 함께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는 광고단가를 책정해 적용함으로써 예측 가능한 수익구조를 갖추어 나갔다. 이러한 일련의 개혁을 통해 구성원 모두가 신문사의 재정 구조를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모든 사업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목적과 중요성 등에 대한 전 직원의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책임감을 갖고 추진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해 나갔다. 

이는 궁극적으로 ‘믿고 찾는 정론지’ ‘5000원의 가치를 넘어선 신문을 만들겠다’는 사명으로 이어지며 기사와 편집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99호 / 2023년 10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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