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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는 7세기 신라 차(茶) 기원 밝히는 다지종가(茶之宗家)”

  • 교계
  • 입력 2023.10.12 01:12
  • 수정 2023.10.12 01:14
  • 호수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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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9일, ‘제1회 통도사 국제차문화학술대회’
통도사차문화대학원 주최…노성환 원장 주제발표
“‘통도사사적약록’ 다촌 기록 대렴공 차씨 전래보다 빨라”
“자장율사 화향제자 ‘조일’은 제다 불조절 담당…지명 현존”

“통도사에는 7세기부터 차밭이 있었고 차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전하며 그 지명과 부지는 현재도 남아있다. 이는 한국의 차문화가 대렴의 828년에서 시작되었다는 기존의 견해보다 180여 년이나 앞선다.”

한국의 차(茶)와 차 문화가 9세기 대렴공이 중국에서 차씨를 가져와 지리산에 심었다는 기원보다 더 빠른 신라 7세기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 때도 존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통도사차문화대학원(원장 노성환)은 10월9일 영축총림 통도사 해장보각에서 ‘제1회 통도사 국제차문화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통도사와 세계의 차문화’를 주제로 열린 이 학술대회에서 노성환 통도사차문화대학원장(울산대 명예교수)은 ‘통도사의 고대 차문화’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7세기 신라의 차 기원을 주장했다.

노 원장은 “‘삼국사기(三國史記)’의 신라본기(新羅本紀) 제10, 흥덕왕(興德王) 3년의 기사에 나오는 ‘당에 갔다가 돌아온 사신 대렴이 차 씨를 가져왔는데, 왕이 그것을 지리산에 심게 하였다. 차는 선덕여왕 때부터 있었지만, 이에 이르러 널리 퍼졌다.’라는 내용에서 볼 때 지리산의 차 전래는 대렴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신라의 차는 그 이전 선덕여왕(606-647) 때부터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1642년 간행된 ‘통도사사적약록(通度寺事蹟略錄)’을 보면 통도사는 차밭과 차를 만드는 다촌이 있었고 그곳에 자장(慈藏, 590-658)율사의 화향(火香)제자 조일 스님이 살았다는 내용이 나온다”며 “지금도 ‘조일’이라는 지명이 남아있고 이 일대에 통도사 소유의 300여 평 토지가 있다. 자장 스님이 646년 통도사를 창건했고 그의 제자 조일 스님이 통도사의 다촌에 거주했다면 적어도 통도사 창건 당시인 7세기 신라에 차밭이 있었다는 증명”이라고 강조했다. 

통도사 차밭. 통도사는 매년 곡우절을 맞아 스님들이 직접 찻잎을 따고 덖어서 불전에 헌다의식을 올리고 있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통도사 차밭. 통도사는 매년 곡우절을 맞아 스님들이 직접 찻잎을 따고 덖어서 불전에 헌다의식을 올리고 있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또 그는 “자장 율사의 ‘화향제자’라는 표현도 ‘화향’을 향로전(香爐殿)에 거처하는 노전(爐殿)보다는 ‘제다에서 가장 중요한 불 조절 기술’로 이해할 때 제다공정 기술이 뛰어난 사람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7세기부터 통도사에 차밭이 있었고 생산되는 차가 있었다는 점은 차문화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로 한국의 차문화가 대렴의 828년에서 시작되었다는 기존의 견해를 부인하고 그보다 180여 년이나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입증자료”라고 주장했다. 

노 원장은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의 구술도 인용하며 통도사의 차 기원에 힘을 실었다.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에 의하면 통도사와 더불어 자장율사가 창건한 황룡사, 태화사에도 차밭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울산 중구의 다운동(茶雲洞)은 태화사, 울주군 언양의 다개리(茶開里)는 황룡사와 연관된 차밭이었을 것이고 이 세 사찰의 차밭이 7세기 신라 차문화를 지탱하는 큰 역할을 했으리라 짐작된다”며 “현재 황룡사와 태화사는 기록만 남아있다는 점에서 통도사는 한국에서 다지종가(茶之宗家)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도사 차밭에서 찻잎을 따는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와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 법보신문 자료사진.
통도사 차밭에서 찻잎을 따는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와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 법보신문 자료사진.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노성환 원장을 비롯해 관검평(关剑平) 중국 절강농림대학교 교수가 ‘중국고대의 사회와 불교의 차문화’, 키즈소센 일본 무사노코지 센케류 교수가 ‘견당사와 일본의 끽다’, 여순덕(余舜德) 대만 중앙연구원 연구원이 ‘대만차의 기원’을 주제로 발표했다. 토론에는 김혜숙 부산여대 교수, 박순희 원광대 교수, 엄숙경 경성대 교수, 전미애 동국대 교수가 각각 참여했다. 종합토론은 이원종 원광대 박사를 좌장으로 진행됐다.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는 4시간여 동안 진행된 학술대회 내내 자리를 지키며 발표와 토론에 집중했다. 대회가 열린 해장보각에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통도사 주지 현덕, 율주 덕문, 강주 인해, 염불원장 영산 스님 등 스님들과 차인들이 운집해 통도사차문화대학원의 첫 학술대회를 향한 관심과 기대를 표현했다.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은 개회식 인사말에서 “중국, 일본, 대만에서 저명한 학자분들이 참석해주시고 통도사의 여러 스님 그리고 국내 차 전문가분들이 함께하는 가운데 통도사차문화대학원의 첫 학술대회가 열리게 되어 무척 뜻깊다”며 “한국과 아시아 나아가 세계 차문화의 발전에 기여하는 학술 연구와 교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통도사차문화대학원은 올해로 3년째 차문화에 대한 학문적 교육 및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통도사 서운암에 강의실을 두고 있으며 회원 6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연구소 ‘다락방’도 운영 중이다.

 

양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700호 / 2023년 10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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