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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심출가한 행자 54.1%, 3개월 내 환속 고려했었다”

  • 교계
  • 입력 2023.10.25 15:16
  • 수정 2023.10.25 16:39
  • 호수 1702
  • 댓글 1

교육원 사미·사미니계 수계자 설문결과
권위주의 문화·행자교육 부재 등 이유
“행자교육 근본적 변화 필요하다” 지적
출가장려위, 상설행자교육원 설치 검토

조계종 출가장려위원회가 10월24일 2차 회의를 열어 상설행자교육원 설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
조계종 출가장려위원회가 10월24일 2차 회의를 열어 상설행자교육원 설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저출산과 탈종교화로 출가자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발심 출가한 행자들의 절반 이상이 3개월도 되지 않아 환속을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찰 내의 권위주의적 문화와 행자 교육에 대한 전문성 부족 등이 주된 이유로 거론돼 행자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이 출가자 감소에 대한 대안 마련을 위해 발족한 출가장려위원회(위원장 혜일 스님)가 행자 교육 내실화를 위해 ‘상설행자교육원 개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출가장려위원회는 10월24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2차 회의를 열고 상설행자교육원 개설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교육원은 2018~2022년 사미·사미니계를 받은 출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등이 담긴 ‘출가현황 보고서’ 일부 내용을 위원회에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수계자 가운데 ‘행자생활을 그만두고 싶은 적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응답자의 54.1%가 ‘있었다’고 답했다. 또 ‘행자생활을 그만두고 싶었던 시기’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4.2%가 ‘3개월 이내’라고 밝혔다. 발심 출가한 행자들의 절반 이상이 행자교육 기간 중 환속을 고려해 왔던 셈이다. 이에 대한 주된 이유로 수계자들은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들었다. ‘인간관계’와 관련해 구체적인 사안이 열거되지 않았지만, 2016년 같은 조사에서 수계자들의 상당수가 ‘강압적 명령’을 꼽았던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사찰 내에 잔재하고 있는 권위주의적 문화에 따른 것으로 짐작된다. 뿐만 아니라 행자 교육의 전문성 부족도 환속을 고려하는 주된 이유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현행 행자교육은 출가한 사찰이나 교구본사에서 6개월 가량 머물며 기본적인 습의와 염불암송 등을 진행한 뒤, 종단 차원에서 20일간 진행하는 사미·사미니계 수계산림(집체교육)이 전부다. 행자교육의 대부분이 출가한 사찰이나 교구본사에서 진행된다.

그러나 최근 출가자 감소에 따라 사찰마다 인력 부족으로 행자들의 상당수가 운력에 동원돼 제대로 된 일상 교육을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행자들의 상당수가 기본 습의와 염불암송 등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의례조차 배우지 못하고 종단에서 진행하는 수계산림에 참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때문에 교육원 이날 회의에서 종단 차원에서 ‘상설행자교육원’을 개설해 2~3개월 체계적인 행자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교육원은 “입문교육과 수계교육 기간을 늘려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한다면 행자들의 중도 하산(환속)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육원은 중앙승가대의 방학기간을 활용해 상설행자교육원의 교육 장소로 이용하고, 교수사 및 습의사를 대폭 늘려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이에 따른 예산 및 인력 확보, 상설행자교육원 운영과 관련한 종법령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도 전했다.

이에 대해 위원장 혜일 스님은 “다수의 인원을 한꺼번에 교육하다 보면 행자들 사이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른 교수사 및 습의사 확보도 만만치 않다”며 “오히려 교구본사 차원에서 소수를 대상으로 교육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에 따라 출가장려위원회는 상설행자교육원 개설에 대해 원론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교육원 차원에서 장단점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를 진행한 뒤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출가장려위원회는 또 이날 회의에서 ‘청년(20~30대) 출가자 유입 방안’과 관련해 해인사의 ‘청년객실’, 월정사의 ‘단기출가학교’ 등 사례를 공유하고, 차기 회의에서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이날 신임 교육부장 덕림, 포교부장 남전 스님을 출가장려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위촉했다. 

출가장려위원회 위원장 혜일 스님이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대신해 교육부장 덕림 스님에게 위원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출가장려위원회 위원장 혜일 스님이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대신해 교육부장 덕림 스님에게 위원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출가장려위원회 위원장 혜일 스님이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대신해 포교부장 남전 스님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출가장려위원회 위원장 혜일 스님이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대신해 포교부장 남전 스님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702호 / 2023년 1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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