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란 속에 빛난 사명대사의 활인검

  • 불서
  • 입력 2023.11.07 11:28
  • 수정 2023.11.07 11:30
  • 호수 1703
  • 댓글 0

칼을 품고 슬퍼하다
이상훈 지음/여백 / 452쪽/1만6800원

장수이자·협상가의 다면불
“임진왜란 또 한 명의 영웅”

400년 전 임진왜란은 민족 최대의 전란이었다. 조선 인구의 20%가 죽거나 포로로 끌려갔으며 피해는 한국전쟁보다 참혹했다.  그러나 위대한 영웅들도 등장했다. 권율, 김시민, 이순신, 정기룡, 황진 등 많은 영웅이 백성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 그중에서도 이순신 장군은 넘사벽이었다. 오천 년 역사를 관통해  존경하는 인물 1위는 이순신 장군이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 못지않게 기억돼야 할 영웅이 있다. 바로 사명대사이다. 

   임진왜란의 전란 속에서 승병을 이끌며 나라를 구해낸 것은 물론 두려워 가기 꺼려하는 일본으로 건너가 전후 협상을 마무리 짓고 포로들을 구해 돌아온 스님은 민중의 영웅이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회담하고 “조선의 최고 보물이 무엇이냐”는 가토 기요마사의 질문에 바로 “바로 당신의 머리”라고 했던 호쾌한 일성은 지금까지도 한국과 일본에서 더불어 회자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명대사의 삶과 활약은 철저히 묻혔다. 전란이 극복됐음에도 조선은 변함없는 숭유억불(崇儒抑佛), 사대부 나라였다. 전란 속에서 왜적을 물리친 것은 조선이나 명의 군대가 아니었다. 의병과 승병을 일으킨 민초와 스님이었다. 그러나 사대부들은 이를 철저히 외면함으로써 자신들의 과오를 숨겼다. 그리고 300년 후 일본에 나라를 통째로 빼앗기는 비극을 초래했다.

최근 사명대사의 삶을 온전히 되살린 한 권의 소설이 빛 속으로 걸어 나왔다. 위대한 장수이며 협상가로  한국과 일본이 함께 존경했던 위대한 스님으로서 삶을 온전히 살려냈다. 소설의 옷을 입기는 했으나 읽다보면 실제 사명대사의 피가 돌고 살이 잡히고 뼈가 만져진다. 책 제목 ‘칼을 품고 슬퍼하다’는 ‘사명집’에 실린 포검비(抱劍悲)를 우리말로 옮겨온 것으로 스님으로서 칼을 들어야 했던 피 끓는 심정을 제목으로 삼았다.

책은 스님의 탄생에서 불가의 인연, 수행의 여정, 임진왜란 활약, 일본에서의 활동 등을 다양하게 담았다. 소설에서 볼 수 있는 흥미진진함도 갖추고 있어 책장 넘김이 가볍다. 사명대사는 전란 속 민초들에게, 조선인 포로들에게 살아 있는 부처였다. 임진왜란에는 이순신 장군만이 아니라 ‘사명’이라는 영웅이 존재했다. 이것이 소설을 통해 알리고자 하는 작가의 외침이다.

김형규 논설위원 kimh@beopbo.com

[1703호 / 2023년 11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