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탐방 공존하는 순례길 구축”

  • 라이프
  • 입력 2023.11.13 16:01
  • 수정 2023.11.28 12:46
  • 호수 1704
  • 댓글 0

불교여행사 이끄는 인물
이규술 성산여행사 대표- 상

여행사 입사 첫 출장 인도
1995년 성산여행사 설립
IMF때 모두 잃은 후 재기
200일 108배·경전 공부도

부처님을 닮고자 하는 불자들에게 부처님과 옛 선지식들의 발자취를 따르는 성지순례에 나서는 마음은 저마다 가진 사연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순례에 나서는 순례자들은 누구나 크고 작은 원을 세우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순례길에 임하기 마련이다.

그 순례자들 스스로가 세운 원을 조금이라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이들이 있다. 바로 불교전문여행사를 이끄는 성지순례 길라잡이들이다. 이규술 성산여행사 대표도 그들 중 일인이다. 이규술 대표는 1995년 불교성지순례는 물론 실크로드와 중앙아시아 전문여행사를 표방하는 성산여행사를 설립했다. 1989년 우연한 기회에 여행사에 취업했고,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여행사의 불교 파트에서 일하게 됐다. 그리고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첫 업무가 인도성지순례 출장이었다. 

이 대표가 첫 인도성지순례 출장에 나설 당시만 해도 관련 한글 자료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었다. 겨우 영문본 관련 자료를 구해 인도성지순례에 나선 길이 불교성지순례의 첫발이었고, 30년을 넘게 이어온 삶 자체가 됐다. 

“친구들은 제게 여행업이 잘 맞는 옷이라고 격려했는데, 솔직히 지금도 낯을 가리는 편이라서 쉽지 않았습니다. 스님들은 물론 곳곳을 찾아다니며 영업을 해야 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다 보니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아 힘겨울 때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여행업에 종사한 지 6년 만에 지금의 성산여행사를 설립했고, 한 우물을 파는 고집스러운 집념으로 불교성지순례 코스를 개척하고 발전시키며 지금에 이르렀다. 정작 본인은 “흘러가는 대로 온 것 같기도 하다”고 했지만, 지중한 인연 없이 30년 넘게 한 가지 일에 종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대표의 그 지중한 인연은 어머니로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전북 김제에서 5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이 대표는 어려서부터 어머니 손을 잡고 집에서 16㎞가량 떨어진 절을 찾았다. 매일 아침 집에서 정성스럽게 기도하시는 어머니는 시시때때로 머리에는 쌀을 이고, 한 손으로는 어린 이 대표의 손을 잡고 절에 가서 부처님 앞에 엎드렸다. 그런 어머니로부터 시작된 불교 인연은 큰형님의 출가로 이어졌고,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바로 그 큰형님이니 이 대표의 불교 인연이 누구보다 지중할 수밖에 없을 터다.

이 대표는 틈틈이 스스로 깊이를 갖춘 불자가 되고자 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여행업을 시작하고 지도를 보며 찾았던 사찰에서 인연을 맺은 스님이 주석하고 있는 의정부 호암사에서 경전 공부를 하고, 출퇴근 길에 ‘한글 금강경’을 보며 부처님 가르침을 되새기고 있다.

하지만 인생 전반에서 굴곡 없는 이가 없듯, 이 대표도 좌절과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기업들이 휘청이고 소상공인들이 폐업의 아픔을 겪고 각 가정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던 IMF 시기엔 갖고 있던 모든 것을 잃어야 했다. “창업하고 얼마 안 됐을 때라 타격이 더 컸고 후유증도 오래도록 있었습니다.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했어야 했는데, 몇 명 되지 않지만 직원이 있었고 간헐적이지만 문의를 해오는 고객이 있어서 차마 문을 닫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손실은 오로지 이 대표 몫이었다. 그러면서 그 자신도 부처님에게 더 의지하게 됐다. 조계사에서 200일 넘게 108배를 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성지순례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을 더했다. 그렇게 조금씩 회사가 안정을 찾고 성지순례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인도에서 네팔, 부탄, 티베트, 몽골, 중국, 스리랑카, 미얀마 등으로 성지순례 범위를 넓혀갔다. 특히 실크로드와 중앙아시아 지역으로의 성지순례 확대를 계획하면서 성지순례와 문화탐방이 공존하는 순례문화 구축에 대한 열망도 커져갔다.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704호 / 2023년 11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