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거 결제 3개월 동안 대중스님들은 몸과 마음을 모아서 각자 본성을 깨닫기 위해 일념으로 정진해서 깨달음을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一心淸淨境界淸淨 일심청정경계청정
一心混濁境界混濁 일심혼탁경계혼탁
한 마음이 맑고 청정하면 바라보이는 세계도 맑고 청정하고
한 마음이 혼탁하면 바라보이는 세계도 혼탁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어느 날 원시부족의 깨달음.
원시부족은 생각했다. 깜깜한 밤에 마을을 환하게 밝혀주는 밝은 달을 따다가 마을에 나무 위에 걸어두면 마을을 항상 환하게 비춰 줄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밝은 달을 따기 위해서 말을 타고 달을 향해서 달렸다. 곧 딸 것 같은 달이 산을 넘고 물을 건너고 들판을 달려도 달을 딸 수가 없었다.
새벽이 오면 달은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몇 날 며칠을 달리고 달리던 부족들은 깨달음을 얻었다. 달은 딸 수가 없다는 것을 원시부족은 생각을 했다. 달은 마냥 머물고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바라보고 살아가야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원시부족은 더 이상 달을 좇아가지 않고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달빛을 받으면서 살아가야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누구나 찾고 있는 이 마음
누구나 간직한 이 마음을
찾을 수가 있는 걸까!
내 마음을 볼 수 있는 걸까!
내 마음을 만질 수 있는 걸까!
바보처럼... 찾지 마라.
내 마음 늘 여기에 나와 함께 있는 것을
길을 걸을 때도 같이 길을 가는 것이고
잠을 잘 때도 같이 잠을 자고
노래를 부를 때도 같이 노래를 부르고
기쁠 때도 슬플 때도
늘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마음은 잠시도 나와 떨어진 적이 없는 것
보려고 하지 말고 만지려고 하지 마라.
따로 깨닫게 한다고 깨달음을 좇아가지 마라.
깨달을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 것을...
머물고 행하는 이대로 일 뿐이다.
일상생활 어느 하나도 마음 아닌 것이 없는 것이다.
추우면 추운 줄 알고 더우면 더운 줄 알고
아프면 아픈 줄 알고 좋으면 좋은 줄 아는
이대로 이 자체가 나의 참다운 마음인 것이다.
항상 함께하는 이 마음 늘 여기에...
연꽃처럼 때 묻지 않고 더러운 곳에 물들지 않는다.
가을 하늘처럼 맑고 청정한 이 마음
과거 현재 미래에 충만하고 영원한 이 마음
본래 마음은 태어남도 죽는 것도 없다.
다만 물들거나 때묻지 않는 如如(여여)한 마음인 것을
오늘 밤에도 달빛이 금정산 범어사를 비치고 있고
불어오는 바람에 대나무들이 몸을 맞대고 춤을 춘다.
[1706호 / 2023년 11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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