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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수행으로 자비심 길러라”

기자명 심정섭

미얀마 우 조티카 사야도

미얀마에서 존경받는 스승 우 조티카 사야도가 2002년에 이어 두 번 째로 한국을 방문했다. 5월 9일 의정부 미얀마 선원 개원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조티카 스님은 연방죽 선원이 최근 경북 봉화에 개원한 담마로카에서 대중들과 집중 수행에 들어갔다. 스님은 5월말까지 담마로카에서 대중들에게 위빠사나 수행을 지도하고, 6월초 싱가폴을 방문해 20여일 동안 대중법문을 가질 계획이다.

<사진설명>하루 일과를 끝내고 몸을 씻듯이, 밖에서 일하면서 생긴 스트레스와 화를 수행을 통해 정화해야 진정한 자비심도 생기고 삶도 달라진다고 말하는 미얀마 우 조티카 사야도.

5월 9일 의정부 미얀마 선원에서 우 조티카 사야도에게 수행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 스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게재한다.

- 한국불교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솔직히 한국불교를 잘 안다고 할 수 없다. 다만 한국과 관련한 서적을 통해 한국불교의 개괄적인 내용을 알고 있다. 그리고 지난번 첫 방문 때와 지금 두 번째 방문을 통해 한국의 스님들과 불자들을 본 느낌으로 한국불교를 이해하고 있다. 한국불교는 선 수행을 주로 하고 있으며, 많은 종단들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수행자와 불자들이 모두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열정적인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이 편안하고 반갑게 느껴진다.

- 미얀마의 수행은 어떤 것인가.

미얀마의 수행은 대념처경에 기초를 두고 있다. 염처경의 근본 가르침은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깨어 있으면서 모든 것을 아는 것, 그것이 기본이고 그걸로 충분하다. 짧은 시간에 말로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미얀마 수행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으면 1개월 정도 직접 체험하는 것이 좋다.

- 그렇다면 수행이란 무엇인가.

수행이란 고요, 집중, 통찰 등과 같은 어떤 상태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어떠한 일이 일어나던지 그 순간에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분명하게 보이는 것이다. 고요함을 의도하거나 통찰을 얻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있어야만 한다고 단정한 상태에서 출발하려는 것이다. 수행은 완전한 내적 대화 또는 삶의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자기 삶의 뒤엉킨 문제들을 잘 풀어 가는 것과 수행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어야 할 것이다. 모두 동일한 과정의 한 부분이다.

- 위빠사나 수행을 통해 얻는 것은.

위빠사나 수행을 하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수행을 통해 얻게 되는 자유의 힘을 느낄 수 있다.

- 경북 봉화에서 집중수행을 한다고 하는데. 짧은 시간 집중수행으로도 수행의 효과를 얻을 수 있나.

개인의 수행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마음이 깨어 있는 상태가 어떤 건지 알게 될 것이다. 20여일 안팎의 짧은 기간으로도 그것을 아는 것이 가능하고, 자기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을 가지면 집중수행 후에도 이어질 것이다.

- 수행하면서 가장 주의할 점은.

집착을 놓는 것이다. 따라서 먼저 마음에 있는 집착을 바라봐야 한다. 집착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마음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마음으로부터 분명하게 보고 깊이 이해하는 것이 집착을 극복하는 길이다. 강요된 초탈은 진정한 초탈이 아니다.

- 자비심을 갖게되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

종교생활의 첫째가 자비심을 기르는 것이다. 자비심은 마음속으로부터 생겨나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매사에 만족할 줄 알게 한다. 또 타인을 멸시하지 않고 존중하게 하며, 속이는 마음을 없어지게 한다. 이러한 것들은 결국, 사람이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자비심은 매일 매일의 수행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 수행에 관심이 많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불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첫째로 균형을 갖추라고 하고 싶다. 밥상에 밥과 반찬이 있듯이 삶에 있어서도 균형이 필요하다. 공부하고 일하고 노는 시간, 그리고 명상시간을 균형 있게 배분해야 한다. 둘째로 한국사람들은 일을 너무 많이 한다. 생각의 차이일 수도 있으나, 일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은 절대로 좋은 게 아니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 명상하고 자연과 즐기는 시간도 필요하다. 중요한 점은 균형인데 한국인들은 일에 매몰돼 균형을 잃고 있는 듯 하다. 하루 30분, 아니 10분이라도 수행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깨어 있으면 보다 나은 인간이 될 것이다.

- 매일 30분이라도 수행을 하면, 무엇이 달라지나.

세상에 빨려들지 않고, 세상사에 휘말려들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그것을 수행과 연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된다. 30분의 수행이라도 매일같이 하면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게 될 것이다.

- 한국의 일반 대중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불교는 균형이 잘 잡힌 종교이다. 수행 없이 공부만 한다면 결과나 열매는 없다. 또 공부만 하고 수행이 없다면 그 또한 문제이다. 많은 혼돈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경율론 3장의 균형이 필요하다. 한국인들은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알고 그것을 지켜야 한다. 문화는 책이 아니라 사람의 삶에 있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 주의할 점들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즉 자비심이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이 접촉하면서 문화를 배우는 것이다. 구세대가 신세대에게 제대로 전하지 못하면 문화는 발전하지 못한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특히 미국화 되는 것이 위험함을 알아야 한다. 한국의 문화를 잃지 않는 것이 한국사람들에게 중요하다. 문화를 잃었을 때 더 이상 한국 사람은 한국인이 아닌 것이다.

의정부=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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