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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순기능과 역기능 조명

  • 불서
  • 입력 2023.12.05 17:40
  • 호수 1707
  • 댓글 0

언어, 진실을 전달하는가 왜곡하는가
한상희 외 / 운주사 / 2만3000원

인류가 다른 생명체들과 차별되는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언어의 사용이다. 언어를 통해 진리를 사유하고 인식하고, 소통한다. 또한 언어를 통해 문명과 문화를 형성하고 발달시켰고, 이를 통해 자연을 이해하고 활용해 그 삶을 풍성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언어는 그것이 지시하는 대상 그 자체와의 접촉을 오히려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언어는 대상을 지시하거나 상징할 뿐 대상 그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책은 밝은사람들연구소가 11월18일 개최한 학술연찬회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엮은 것이다. 언어가 가지는 다양한 역할과 한계, 순기능과 역기능 등에 대해 초기불교와 대승불교, 선불교, 서양철학, 현대 심리학에서의 다양한 연구 성과들을 정리한 것이다. 연구 성과들을 통해 언어가 과연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유용한 도구인지, 아니면 오히려 진실을 가리고 왜곡하는 불편한 도구인지를 밝힌다. 책은 ‘언어가 과연 존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가’를 진단한 한자경 이화여대 교수의 ‘서문’에 이어 초기불교, 대승불교, 선불교, 서양철학, 심리학 분야에서 주목한 언어의 문제를 연구한 성과물들이 담겼다. 

‘초기불교: 언어, 깨달음으로 가는 길(한상희 경북대 교수)’에서는 초기불교에서 바른 언어의 사용을 강조하는 이유는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유익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대승불교: 은유로 나타나는 세계(김성철 금강대 교수)’에서는 유가행파, 특히 안혜의 은유론에서 정점을 이루는 인도 의미론의 발전 과정을 다룬다. ‘선불교: 불립문자와 불리문자의 이중주(김방룡 충남대 교수)’에서는 언어에 대한 선불교의 관점을 소개한다. 

또 ‘서양철학: 언어를 사용하는 동물로서의 인간(박찬국 서울대 교수)’에서는 고대 그리스철학, 중세철학, 근대철학의 언어관을 개괄한 후 현대철학의 헤르더, 훔볼트, 카시러, 하이데거와 가다머, 비트겐슈타인, 데리다, 포퍼 등의 언어관을 살펴보고, ‘심리학: 말과 마음의 관계-언어가 삶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중심으로(권석만 서울대 명예교수)’에서는 언어가 갖는 순기능을 활용하되 그 역기능을 잘 살펴 언어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지혜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707호 / 2023년 1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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