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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미술로 풀어낸 붓다의 생애

  • 불서
  • 입력 2023.12.05 17:45
  • 호수 1707
  • 댓글 0

삶이 고(苦)일 때 붓다, 직설과 미술
청화 강수연 지음/불광출판사/432쪽/3만5000원

8대 성지유적, 박물관 조각품
250여개 도판 사진에 담아내

인도에서 붓다의 가르침은 유물로써 존재한다. 붓다의 흔적만이 거대한 유적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붓다의 삶의 현장에서 충만한 깨우침보다 무상한 세월과 공간의 황량함에 직면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 세계 불자들은 인도로 향한다. 붓다의 숨결을 찾아 성지를 순례한다. 그곳에는 붓다의 가르침과 깨달음의 벼리들이 존재하리라는 확고한 믿음 혹은 간절함 때문이다. 

‘삶이 고(苦)일 때 붓다, 직설과 미술’은 놀라운 책이다. 붓다의 삶과 수행의 여정을 눈으로 읽고, 촉감으로 느끼고, 뇌로 해석하고, 궁극적으로 마음에 새겨넣는 모든 과정을 한 권의 책으로 이뤄 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몸과 마음에 영롱한 사리같은 깨우침이 일어난다면 그것 또한 저자의 자애로운 노파심(老婆心)의 결과일 것이다.

붓다의 생애는 ‘존재의 고통’을 해결하는 과정이다. 태어난 존재는 결국 병들어 머물다 사라지는 비극적 결말을 맞아야 한다. 붓다는 이런 비극적 결말의 풍랑 속에서 유일하게 빠져나와 홀로 들어섰던 비밀의 문을 중생들에게 일러준 유일한 분이다. 

책은 이런 붓다의 삶과 가르침을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룸비니, 보드가야, 사르나트, 슈라바스티, 산카샤, 라지기르, 바이살리, 쿠시나가르 등 8대 성지에서 실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곳에서 붓다가 전한 가르침은 무엇인지 해당 장소의 기념비적인 유물과 함께 생생하게 소개한다.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 아프가니스탄 국립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과, 페샤와르박물관, 프랑스 기메박물관, 도쿄 국립박물관 등 해외 유명 박물관의 소장품과 룸비니 마야데비 사원, 아소카왕 석주, 초전법륜지 다메크 스투파, 깨침의 장소 마하보디 사원과 대탑, 그리고 산치 스투파 등 유적과 유물을 통해 경전으로만 접하던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을 평면이 아닌 공간 속에 담아냈다. ‘범망경 변상도’(일본 교토대학 도서관 소장), ‘묘법연화경’(일본 니베시마 보효회 소장), ‘비로자나삼천불도’(일본 고베시립박물관 기탁 소장) 등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그림들도 8대 성지에 숨겨진 붓다의 생애를 되살리는 데 힘을 보탰다.

경전 속의 딱딱한 가르침보다 조각과 그림에 담긴 명작들을 통해 배우는 진리의 세계가 오히려 생동감 있게 우리 가슴에 스며든다. 뼈와 가죽만이 남은 붓다의 고행상, 고행을 버린 붓다에게 우유죽을 바치는 수자타, 맨발로 탁발하며 설법하는 붓다와 누워 열반에 든 부처님과 오열하는 제자들. 250여개의 사진에 담긴 붓다의 삶은 이렇게 조각과 그림 속에서 살아 숨쉬며 우리의 삶 속으로 걸어 들어온다.

30년 문화재를 연구하며 오랜 세월 불교 수행에 게으르지 않았던 저자는 붓다의 생애를 통해 고(苦)의 의미와 이유, 그리고 해결 방법을 추적한다. 법륜, 육계, 차크라, 연꽃, 공성 등 다양한 불교 용어를 넘어 사성세, 팔정도, 12연기 등 붓다의 찐 가르침까지 부족함 없이 담길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김형규 전문위원 kimh@beopbo.com

[1707호 / 2023년 1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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