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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 첫 봉축 메시지가 주는 교훈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5.17 14:00
  • 댓글 0
세계 평화의 상징으로 존경받는 티베트 승왕 달라이라마가 5월 13일 오후좥법보신문좦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해 본지에 한국 불자들를 위한 첫 봉축 메시지를 이메일로 보내왔다. 달라이라마는 현재 캐나다에 머물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 곳의 불자들과 시민들에게 설파하느라 그리 여유롭지 못한 상황일터인데 본지가 봉축 메시지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내자 이를 꼼꼼히 살핀 뒤 다람살라의 망명정부 사무소를 통해 한국 불자와 한국 국민을 위한 봉축 메시지를 전해 온 것이다. 달라이라마는 본지가 메일을 보낸 지 열흘이 안되 봉축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 동안 세계의 대표적인 불교 지도자로 인정받았음에도 달라이라마가 한국 불자들에게 부처님오신날을 함께 축하하는 가르침을 전해 온 적은 없었다. 이러한 현실은 결국 한국 불교계가 로마 교황청에서 전해 온 봉축 메시지를 전해 받으면서도 달라이라마를 비롯한 세계 각 나라의 대표적인 불교 지도자들과 불자들의 가장 큰 축제인 부처님오신날의 참 뜻, 그리고 그 기쁨을 나누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물론 교황청의 봉축 메시지를 받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달라이라마의 한국 불자들을 위한 첫 봉축 메시지가 주는 가장 큰 교훈은 ‘한국 불교를, 한국의 수행법을 세계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한국 불교는 과연 세계 각 나라의 대표적인 불교 지도자들과 어떻게 협력하고 교류하려 했는가 자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계 불자들의 공통된 제일 축제는 부처님오신날이다. 그렇기에 부처님오신날은 이웃 불교 국가와 교류하고 협력하기에 가장 좋은 날이다.

세계 각 나라 지도자들의 가르침을 나누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덕 높고, 법 높은 스승의 가르침을 이웃 불교 국가나 티베트 등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불교 국가에 전하려는 시도 역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불교, 청정도-자정능력 회복 급하다

법보신문과 실천불교전국승가회, 격월간 불교와문화가 중앙승가대 김응철 교수팀에 의뢰해 실시한 불교교단의 자정지수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불교계가 청정성을 잃고 있으며, 스스로를 맑히려는 노력도 기대이하로 나타난 것은 참으로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본다.
그동안 교단 안팎에서는 불교계의 자정능력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회자됐지만 정작 자정능력을 점검하는 객관적 절차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의 의미는 지대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번의 조사결과에 비록 뼈아픈 내용이 없지 않지만 양약은 입에 쓰다는 고금의 격언으로 흔쾌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불자들이 교단의 청정도와 자정능력에 대해 보통수준이라고 응답한 것은 얼핏 보기에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교단, 특히 청정승가를 생명으로 하는 불교승단의 성격상 청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가 내포된 응답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불자들에게 점차 종단이나 교단, 승단의 조직으로서 소속감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며 점차로 개인적 수행으로 옮겨가는 조짐이 있는 것은 전통적으로 대중과 함께하는 대승불교 수행전통이 점차 붕괴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개인적 수행이나 혼자만의 공부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경향이 심화될 경우 조직과 집단의 힘이 갖는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는 현대사회에서 자칫 불교의 대사회적 영향력의 축소를 불러올 소지가 없지 않다고 본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불자 각각은 자신의 청정도와 자정의지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여법한 불제자가 되는데 가일층의 정진을 기울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종단 역시 점차 불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고 있음이 드러난 이상, 지금까지의 안일한 자세에서 벗어나 변화와 혁신을 통해 청정승가의 위상을 되찾는데 나서야 할 것이다.이번의 설문조사 결과가 한국불교를 건강하게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거듭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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