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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법을 관찰하는 위빠사나명상-3 

기자명 일중 스님

수행자 통찰지 일어나는 중요 토대

몸·마음 이루는 무더기 알고
일어남·사라짐 분명히 관찰
오온무아 수행지 통찰할 때
집착 괴로움서 완전 벗어나

‘법념처’의 두 번째 명상법은 오온관찰명상이다. 오온(五蘊)은 ‘나’라는 존재를 다섯 가지 무더기로 분리하고 해체해서 설명한 방식이다. 무더기(蘊)란 빨리어로 ‘칸다(Khandha)’라고 하는데, 다발, 덩어리, 모임, 더미, 쌓임, 구성요소 등의 의미가 있다. 즉 여러 요소가 모이고 쌓인 것, 뭉쳐지고 집적된 것을 ‘무더기’라고 한다. 그러니까 오온은 ‘나’라는 존재가 물질과 정신의 무더기들로 결합되었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가르침이다. 초기불교에서 오온은 불교의 ABCDE라고 할 만큼 기본이자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다섯 가지 무더기란 무엇인가? 색수상행식이다. 색(色)은 몸을 이루는 물질이고, 수상행식(受想行識)은 마음을 이루는 정신작용이다. 몸을 구성하는 물질은 지수화풍 4대 물질과 감성물질 등 24가지의 파생물질들이 있다. 28가지 물질의 무더기들이 하나로 결합된 것이 바로 몸이다. 

마음은 정신의 무더기들로 구성되었다. 느낌의 무더기(受蘊), 인식의 무더기(想蘊), 상카라들의 무더기(行蘊), 의식의 무더기(識蘊)들이다. 느낌은 감각 대상들을 만날 때 의식이 일어나면서 따라 일어나는 느낌이다. 즐겁거나 괴로운 느낌, 무덤덤한 중립의 느낌이 있다. 정신적인 느낌과 신체적인 느낌도 있고, 세간적인 느낌과 비세간적인 느낌 등이 있기에 느낌의 무더기라고 한다. 인식은 느낌을 따라 일어나는 정신작용으로 대상을 인식하고 지각하며 판단 평가한다. 이런 인식이나 지각은 있는 그대로 보는 정견이나 여실지견이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인식하고 지각하기에 왜곡과 오류가 많이 따를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 판단이나 평가는 진리나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상카라(行)는 느낌과 인식에 기반하여 어떤 의도를 일으키고 행위를 하는 형성작용, 업형성력이다. 의도를 가지고 대상을 취사선택하기 때문에 여기서 업이 만들어진다. 의식은 대상을 인지하고 아는 작용이다.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대상을 알고 생각하는 작용이 의식의 무더기이다. 이렇게 수상행식은 다양한 무더기들로 이루어진 정신작용이고 마음이라 부른다. 

그럼 ‘대념처경 법념처’에서는 오온을 어떻게 관찰하라고 하셨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이것이 물질이다. 이것이 물질의 일어남이다. 이것이 물질의 사라짐이다. 이것이 느낌이다. 이것이 느낌의 일어남이다. 이것이 느낌의 사라짐이다. 이것이 인식이다. 이것이 인식의 일어남이다. 이것이 인식의 사라짐이다. 이것이 상카라(行)들이다. 이것이 상카라들의 일어남이다. 이것이 상카라들의 사라짐이다. 이것이 알음알이다. 이것이 알음알이의 일어남이다. 이것이 알음알이의 사라짐이다’라고 관찰하며 머문다.”

위 인용문에 의하면, 오온관찰명상은 세 가지 측면으로 제시한다. 첫째, ‘이것이 물질이고 느낌이고 인식이다’라고 오온의 당체를 분명하고 알아야만 한다. 둘째, 오온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사라진다. 오온이 일어날 때 그 일어남을 분명하게 관찰해야 한다. 그냥 멍하니 바라보고 있거나 거기에 빠져서는 수행한다고 할 수 없다. 매 순간 일어날 때마다 명료하게 ‘일어남’을 알아야 한다. 셋째, 오온은 쉼없이 일어나고 사라진다. 오온이 작용하다가 사라지면, 그 ‘사라짐’을 명료하게 관찰해야 한다. 사라짐과 소멸을 명확하게 포착하여 알아차릴 때, 오온의 본성을 알게 되어 무상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오온관찰명상을 통해 마음챙김을 확립하고, 무상·고·무아라는 통찰지혜를 얻고자 하는 것이 바로 위빠사나명상이다. 진실하게 위빠사나명상을 집중적으로 수행하면 위빠사나 지혜가 발현된다. 그러니까 오온은 수행자가 관찰해야만 할 대상이자 통찰 지혜가 일어나는 중요한 토대가 된다. 

부처님이 오온관찰명상을 가르친 의도가 무엇일까? 바로 ‘오온무아’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다. 오온무아를 수행의 지혜로 통찰하고 깨달을 때, 수행자는 오온에 집착하는 괴로움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출구를 얻는다.

일중 스님 동국대 강사 satiupekkha@hanmail.net

[1708호 / 2023년 12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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