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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혜(수복화·54) 참선수행 - 상

기자명 법보

접근 어려운 간화선 수행법
호흡 명상·다라니 접목하고
현대적 용어·수행 단계 나눠
K간화선 상용화 역점 둬야

호흡명상, 자애명상, 마음챙김명상, 요가명상, MBSR명상, MBCT명상, 차명상, 자애명상, 절명상 등 다양한 명상이 심신을 단련하고 영혼을 맑힐 수 있는 현대인들의 달란트가 되어 가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간화선의 전통이 보존·전승되고 있는 한국에서 최근 조계종에서 공표한 K명상, K선명상은 어떤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을까?

불교계와 학계에서 주로 이슈화했던 것은 현대화·대중화·세계화이다. 이에 대해 궁구하고 기획한 방법론과 수행 매뉴얼은 학회 논문과 컨텐츠 개발, 국제학술발표를 통해 거듭 밝힌 바가 있다. 간화선은 수행법이 어렵고 대부분 수행 초기부터 화두 의심이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그리고 주로 고요한 곳에서 좌복을 마련한 후 하는 게 좋다고 여긴다. 이와같이 화두공부로 선정에 드는 것은 좌선이 가장 빠르고 요긴하다는 몽산 선사의 가르침처럼 좌선이 가장 지름길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점은 장소나 조건에 제한적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므로 산책을 하거나 집안일을 하는 일상이나 시끄러운 곳에서도 간화선으로도 어렵지 않게 선정에 들어갈 수 있는 응용법을 모색해 보았다. 이에 보편적인 대상 누구나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할 수 있는 K선명상의 상용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본다. 또 간화선 초기에 명상이나 다라니를 접목하여 간화선의 한계를 보완하고 효용성을 높이는 방안도 논구해 보았다. 이는 명상과 간화선이 상호 보완하는 융합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라니 명상(선)을 하는 사찰에서 매달 1회 철야로 3~4년 대중정진에 동참하여 효과를 얻으면서 기도를 인솔한 경험이 있다. 이후 실제 일상 속에서도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릴 때, 등산, 산책, 가사 일을 할 때, 휘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할 때 다라니 명상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9월과 10월 호흡명상을 접목한 후자의 방법으로 ‘서울국제명상엑스포’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어로 수행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 또한, 법사 소임으로 명상(참선)을 안내하거나 지도하고 있다. 향후  K간화선이 지향해야 할 주요방안은 대중화, 현대화, 상용화라고 본다.

첫째, K간화선의 대중화는 승가 중심의 수행 가풍인 깨달음(돈오) 지향주의에서 벗어나야할 것이다. 보통 근기의 대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어휘를 상용어구로 전환하고 사자성어나 전문적인 한문보다는 현대적 외래어가 더 친숙해지기 쉽다. 그리고 수행이 전개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내비게이션의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화두 참구’보다는 ‘화두로 의문심 일으키기’ ‘의단 타파’보다는 ‘의심덩어리 터트리기’ 등이다.  

대중의 삶에서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은 수행을 통해 근본 번뇌와 망념이 멈추고 점차 소멸해 가는 것이다. 또한 업장이 녹고 업(카르마)과 업식이 맑아지면서 참지혜를 증득하여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일 수 있다.

둘째, K간화선의 현대화는 수행을 단계별로 나누고 구조화하여 작동의 메커니즘으로 친절하고 상세하게 안내한다. 6회기, 8회기 등 가이드 매뉴얼을 작성해 스스로 레시피를 보고 요리를 하듯 가이드라인을 보면서 공부를 진행해 나갈 수 있도록 한다.

셋째, K간화선의 상용화는 24시간 일상의 삶 속에서 무엇을 하든 어디에서든 한국의 사찰에서 성행하는 진언, 다라니 또는 대승의 호흡명상인 수식관을 통해 ‘본래적 나(진아, 참나, 주인공)를 찾아 의문을 일으키고 집중하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가령 집안에서 청소를 하거나 공원을 산책 할 때도 진언, 다라니를 하다가 도중에 자신의 화두를 통해 진짜 의문심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산책하는 본래 나는 뭐지?”라는 궁금증으로 마음의 에너지를 모아서 간절하게 틈이 없이 집중을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다. 중국 원나라 말기 몽산 화상(1231~1308)은 이것을 ‘성성밀밀면면’이라고 하면서 간화선의 요결로 역점을 두었다.

이렇게 진력을 다하여 힘쓰다 보면 어느 순간 저절로 심신이 가벼워지고 마음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작동이 일어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의정이 일어난 것이라 할 수 있다.

[1709호 / 2023년 12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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