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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mm 섬세한 펜으로 담아낸 사찰 풍경

  • 불서
  • 입력 2023.12.19 15:25
  • 수정 2023.12.19 15:26
  • 호수 1709
  • 댓글 0

펜화로 읽는 사찰1·2 
김유식 지음/불교시대사/각 2만원

붓과 달리 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인고의 과정이다. 몇 번의 칠로도 하나의 대상을 표현할 수 있는 붓과 달리 펜은 0.05mm의 가늘고 섬세한 선을 수십만 번 이상 긋는 작업을 되풀이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하나의 대상이 완성된다. 그렇기에 펜화 작업은 자신의 내면을 찾기 위해 스스로 궁지로 내모는 수행의 과정에 비견되기도 한다. 

책은 김유식 작가가 전국의 전통사찰 53곳을 돌며 자신의 눈에 비쳐진 사찰의 풍경을 가는 펜으로 옮기고, 스님들을 만나 사찰 설화나 전각 및 문화재 속에 담긴 숨겨진 이야기를 취재해 엮은 것이다.

충남 당진 출신인 김 작가는 독실한 불자 집안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 집에 모셔져 있던 ‘백의관음도’를 보고, 그 그림을 따라 그린 것이 인연이 돼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을 걸었다. 인하대 재학시절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유화작품으로 2번의 개인전을 열만큼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대학졸업 후에는 아시아나항공에 취업해 직장인 화가로 일과 작품활동을 겸했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업 작가로 나서 개인전 8회 및 단체전 50여회를 진행했으며, 각종 공모전에서 46회를 수상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랬던 그를 펜화 작가로 이끈 것은 어릴 적 ‘백의관음도’를 모사하며 맺은 불연 때문이었다. 전국 방방곡곡의 풍경 그리기를 즐겼던 그는 사찰을 찾을 때마다 항상 무언가 끌리는 마음을 잊지 못했다. 아름다운 사찰의 풍경을 좀 더 세밀하게, 고풍스럽게 표현하고 싶었다. 이때부터 펜화에 관심을 갖게 됐고, 본격적으로 펜화가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2021년 조계종 제1회 달력 공모전에서 12곳 사찰의 풍경을 담은 펜화를 출품해 금상을 수상하면서 펜화가로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 일을 계기로 이듬해부터 불교신문에 ‘펜화로 찾아가는 사찰기행’을 연재했고, 53개 사찰 136점과 삽화 60여점을 모아 책으로 출간하게 됐다. 
 

김유식 펜화가의 작품 ‘파주 보광사’.
김유식 펜화가의 작품 ‘파주 보광사’.

책에는 조계종 교구본사를 비롯해 주요 말사 등 전국에서 풍경이 뛰어난 사찰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또한 ‘전등사 처마 네 귀퉁이에 여인을 조각한 이유’ ‘부석사에 부석은 왜 생겼는지’ 등 각 사찰마다 전래되고 있는 설화와 각종 문화재에 담긴 재미난 전설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보다 더 정밀한 펜화와 함께 작가가 직접 유튜브와 각종 자료, 스님들과 나눈 대화를 통해 소개한 사찰이야기는 책을 읽는 재미를 더욱 쏠쏠하게 한다. 

김 작가와 인연을 맺어 그에게 직접 ‘도현(度泫)’이라는 법명을 지어준 포천 동화사 회주 화암 스님은 “불심으로 한 획 한 획 그으면서 작품으로 승화한 김 작가의 펜화 기행문은 예술작품을 통한 불교 홍보이기도 하고 새로운 불사이기도 하다”며 “이 책이 불자뿐 아니라 비불자에게도 불교문화와 역사, 펜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추천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709호 / 2023년 12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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