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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시대 불교계가 할 일들

기자명 김순석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대한민국 인구 증가율은 –0.176%로 마이너스를 기록하였으며, 합계출산율은 0.7명대로, 2022년의 0.78명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자가 임신이 가능한 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며,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라고 한다. 2023년의 합계출산율은 인구 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저출산 문제는 2002년 합계출산율이 1.17명으로 떨어져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되면서부터 주목되기 시작하였다. 2019년에는 0.92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수치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저치이며,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위기 상황에 직면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연간 280조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부부가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원인은 수도권 인구 집중에 따른 주거비 부담과 교육비를 포함한 양육비 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봉급 생활하는 20~30대 부부가 서울에 집을 마련하려면 부부 합산 소득의 절반이 넘는 500만원을 16년 이상 모아야 겨우 작은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10억원이 된다. 그 사이에 태어나는 아이의 양육비와 교육비를 생각하고, 이것을 위해 이들이 내몰릴 극심한 경쟁을 생각한다면 도저히 자녀를 가질 생각을 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저 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으로 빚어진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 정책이 빚은 실책에서 기인하였다고 본다. 이 두 가지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인구 절벽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렇다면 불교계가 이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제일 먼저 떠오는 것은 삶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명상 프로그램 운영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도심에서의 생활은 그 자체가 긴장이고, 경쟁이며, 스트레스이다. 지친 심신을 풀어주고, 부처님 말씀을 되새겨 볼 수 있는 명상센터는 현대인들에게 또 다른 활력을 줄 수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미래본부 ‘천년을 세우다’ 추진위원회 미래추진단은 2023년 명상프로그램 개발과 명상센터 건립을 핵심과제로 삼고 K-명상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중이라고 한다. 이 명상센터는 대중들을 위한 맞춤형 명상수행법을 개발중이라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아이 돌봄에 관심과 애정을 쏟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전국 사찰에서 운영하는 유아원과 유치원은 미래의 불자들을 길러내는 산실이므로 각별한 정성을 들여야 한다. 어린이들을 훈육하는 유치원 선생님들은 어린아이들에게 헌신할 수 있는 불심이 깊은 사람이어야 한다. 불교는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모든 생명은 평등하고, 그 자체로 고귀하다는 사실을 체득한 사람이 어린이들을 품에 안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그런 까닭에 모든 불자들은 ‘불살생’ 즉 “산 목숨을 죽이지 않는다”는 것을 최고의 계율로 알고 오계를 받았다. 다음으로 전국의 명산대천에 사찰이 없는 곳이 없으니 불교계는 이러한 천혜의 자연조건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에 있는 사찰에서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산사음악회나 야외 전시회를 열어 청년들의 사교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큰 호응을 얻을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작년 11월 18일부터 19일까지 1박 2일간 20~30대 미혼남녀 20명에게 종교에 상관없이 만남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를 개최한 것은 좋은 예라고 하겠다. 종교에 상관없이 베풀고, 나누는 이런 움직임을 전국 사찰로 확산시킨다면 이보다 좋은 포교가 어디 있겠는가.

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 seok333@daum.net

[1713호 / 2024년 1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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