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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불교 답변, 경전에 부합…불자들 활용 능력이 관건”

  • 교학
  • 입력 2024.02.02 15:06
  • 수정 2024.02.02 19:13
  • 호수 1715
  • 댓글 0

허남결 동국대 교수 등 공동 연구논문서 챗GPT 정합성 평가
초기·부파·대승불교 근본적 교리 정합…용어·사학 일부 오류

현행 챗GPT의 불교 관련 답변이 대부분 경전과 연구논문에 잘 부합한다는 불교학자의 평가가 나왔다. 또 스님과 불자들이 챗GPT의 활용 능력을 갖춰 신행과 전법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허남결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와 구예진 동국대 불교학과 석사과정생이 동국대 동서사상연구소 ‘철학·사상·문화’ 제43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불교 교리에 대한 챗GPT 답변의 정합성을 살폈다. 논문에서 챗GPT의 불교 교리 설명은 번역 과정의 오류, 불교 사학적 오류를 제외하고는 경전이나 논문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수준의 교리교육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챗GPT는 Open AI사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사용자가 질문을 던지면 그에 대한 답변을 생성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논문에 따르면 시기별 불교 교리의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 초기·부파·대승불교로 구분하고 챗GPT에 선별적인 질문을 던졌다.

먼저 연구자들은 초기불교 교리와 관련해 ‘자이나교와 초기불교의 고행에 대한 인식 차이’를 물었다. 그 결과 챗GPT의 답변은 ‘고행=중도의 길’이라고 표현하는 등 오류가 존재했지만, 각 종교의 ‘고행’에 대한 인식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또 사상의 차이가 발생한 배경에 대한 질문에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초기불교와 브라만교의 자아에 대한 인식 차이’에 대한 물음에서도 ‘잡아함경’ 내용에 부합하는 등 정합성에 문제가 없었다.

부파불교 교리 질문에서 챗GPT의 답변은 사학적인 오류와 단어 선택에 관한 오류가 발생했지만, 근본적인 교리는 경전에 부합했다. 초기불교가 분열하면서 부파불교가 형성된 원인과 관련해 10사(事)를 ‘10개의 이단이 형성됐다’고 설명해 사학적인 오류를, 대중부 계통의 설출세부를 상좌부로 오인해 설명하는 불교계통에 관한 오류를 범했다. 그러나 10사 논쟁, 5사 논쟁을 기반으로 분열이 일어났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는 점과 사제현관(四諦現觀)에 대해 설일체유부는 단계별로, 설출세부는 동시에 나타나는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자들은 챗GPT의 답변이 전반적으로 교리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대승불교의 핵심인 육바라밀, 보살도, 공(空)에 대한 챗GPT의 답변에서도 언어적·사학적 오류는 일부 있지만 이론적 설명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특히 보시는 기부, 지계는 윤리적인 행위, 인욕은 감정을 통제하는 것, 정진은 봉사활동을 하는 것, 선정은 명상을 통해 평화를 찾고 지혜를 추구하는 것 등 육바라밀의 현대적 실천 방법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는 챗GPT를 통한 불교 교리 교육이 가능할 수 있다는 초석으로 봤으며, ‘공(空)’에 대해서도 번역된 언어의 오류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수준으로 설명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허남결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는 “이제 지식의 대부분은 AI가 대체할 수 있는 시대”라며 “사람이 볼 수 있는 경전의 양은 제한적인 반면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은 단시간에 팔만대장경의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 교리 내용을 부처님 말씀에 가깝게 전달하는 것도 AI가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재가를 막론하고 교리 이해와 지도에 있어 AI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불자들의 수행과 신행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전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활용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윤 기자 yur1@beopbo.com

[1715호 / 2024년 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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