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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축특집섹션 - 동자승·관욕·캐릭터 봉축문화 정착

기자명 김형규
  • 사설
  • 입력 2004.05.24 14:00
  • 댓글 0

20여년간 불교인들만의 제등행사
96년 봉축위 결성뒤 세계축제 부상

부처님 오신날이 국가지정 공휴일로 지정된 것은 지난 1975년. 그 후 20여 년 동안 큰 변화 없이 불자만의 행사로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96년 봉축위원회 출범 이후 봉축은 환골탈태 라는 이야기가 회자될 만큼 질적 양적 변화와 성장을 거듭했다. 불자와 스님이 연등을 들고 함께 사하촌을 돌고 초파일 법회를 보던 작고 조촐한 행사에서 외국인이 대거 참여하는 국제적이고 세계적인 축제로 탈바꿈한 것이다.

# 외국인 함께 하는 세계축제
봉축을 앞두고 열리는 연등축제는 외국인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브라질의 삼바 축제와 같은 세계적인 축제가 됐다. 적게는 3000~4000명에서 많게는 1만 여명까지. 매년 외국인들은 가족, 연인의 손을 잡고 지구의 반을 돌아야 하는 수고를 마다 않고 축제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23일 열린 연등축제는 예년의 2~3배가 넘는 2만여 명의 외국인이 참여해, 국제적인 축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 성관 스님(조계종 총무부장)은 “연등축제는 한국불교의 위상과 자존심을 일깨우는 행사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홍보하는 것은 물론 민간외교의 한부분을 담당하고 있을만큼 질적-양적 성장을 했다”고 밝혔다.

민속춤이나 공연 등을 들고 연등축제에 참가하겠다는 국가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대만 사자춤, 네팔 공연, 스리랑카 전통공연, 태국 전통무용, 인도문화체험 등 다양한 나라의 민속 공연이 시연되면서 국제 축제로서의 위상을 더욱 높였다. 5월 2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중일 불교음악회도 눈길을 끌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국제불교음악회로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을 대표하는 불교음악 전공자들이 참가해, 격조 높은 문화공연으로 기록됐다.
봉축은 우리 민족의 전통 문화를 보전하고 계승하는 장으로도 승화되고 있다.

이미 연등축제 자체가 서울시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데다, 옛 팔관회, 연등회의 전통을 이어받아 길놀이, 풍물, 영산재, 선무도, 관불의식 등 불교와 전통이 어루러진 풍성한 문화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불화 시연, 연화 그리기, 전통 매듭, 경판 인경, 사찰 음식, 연등 만들기 등 불교 전통 재현과 함께 널뛰기, 제기차기, 비석차기, 굴렁쇠, 줄넘기, 공기놀이, 윷놀이, 사방치기 등 컴퓨터 게임에 밀려 우리 곁에서 사라진 옛 놀이 문화들이 다시 재연돼,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향수를 자아내는 놀이 문화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각 사찰에서는 장엄등 경연대회와 전시회, 국악인 초청 음악회, 연꽃 사진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활발히 진행돼 지역민을 위한 축제로 승화되고 있다.

봉축은 불우이웃이나 극빈불교국가를 돕기 위한 자비실천의 장이기도 하다. 올해 봉축 행사의 가장 큰 이슈는 예기치 않았던 폭발사고로 고통을 받고 있는 북 용천 주민 돕기. 지난해 스리랑카 돕기에 이어 올해는 봉축의 달인 5월 한달 동안 교구본사와 사찰, 봉축위원회, 사암련을 중심으로 용천 참사 돕기 모금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또 이와 연계해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5월 15일부터 23일까지 우정국로, 조계사 등지에서 자원봉사박람회 및 북한 장애인 휠체어 보내기 운동을 하고 있다.

연등축제가 열리는 우정국로는 자비 보살행의 거리로도 유명하다. 매년 결식아동돕기, 티베트 난민돕기, 미아찾아주기, 북한어린이 돕기 등 다양한 형태의 부스들이 마련돼 자비행을 실천하고 있으며 쓰레기 제로 운동, 통일의 사찰 영통사 사진전 등 환경과 통일을 위한 ngo단체들의 활동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 전통문화 계승의 장으로 승화
최근 봉축 경향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을 꼽으라면 동자승 단기 출가를 드는 사람들이 많다. 동남아 불교국가와 달리 단기 출가제도가 없는 우리에게는 동자승 출가는 봉축에만 볼 수 있는 새로운 풍속도. 올해 동자승 단기 출가는 조계사를 비롯해, 봉은사, 대구 동화사, 마곡사, 내원정사 등 전국 20여 개 사찰에서 실시했으며 매년 사찰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관욕의식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아기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관욕의식은 과거 일부 큰 사찰을 중심으로 진행됐을 뿐, 소규모 사찰에서는 전통적인 법요식으로 대체할 만큼 관심을 끌지 못했다.

# 봉축은 보살행 실천 한마당
그러나 봉축행사에서 관욕의식이 빼놓지 않고 시연되는데 힘입어 현재는 소규모 사찰도 봉축의 올바른 뜻을 기리기 위한 의미로 관욕의식을 봉행하고 있다.
아기 부처님 캐릭터 사용도 달라진 풍속 가운데 하나다. 봉축위원회를 중심으로 제작된 아기 부처님 캐릭터는 깜직하고 귀여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봉축 디자인 자료집으로 정리돼 각 불교 단체에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특히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제작된 축구하는 아기부처님은 불자는 물론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캐릭터로 유명하다.

봉축위원회는 이런 달라진 봉축 풍속도를 영문책자에 담는 등 외국인들을 위한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한국관광공사도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해외에 소개하며 경쟁력있는 관광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봉축 행사의 규모가 커지고, 주제가 다양화되면서 봉축 풍속도가 세속적으로 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사찰에 모여 밤새워 연등을 만들던 아름다운 모습이 공장에서 일괄적으로 찍어 낸 비닐등에 밀려나고, 초파일 저녁 연등을 들고 신도들과 사하촌을 돌던 전통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 등이 그것이다.


<사진설명>96년 제등행렬 출발지를 여의도에서 동대문운동장으로 변경한 뒤 봉축은 불교인들의 축제에서 세계인의 축제로 거듭났다.<사진> 외국인 민속공연


<사진설명>단기출가한 동자승


<사진설명>조계종 원로 석주 스님의 관욕 장면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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