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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심리치료사들, 한국 간화선 명상 효과 확인

  • 교학
  • 입력 2024.02.16 16:10
  • 수정 2024.02.16 20:51
  • 호수 1717
  • 댓글 3

주은선 덕성여대 교수, 14명 대상 포커스 그룹 인터뷰
‘인지적인 무장 해제·지금 자신에 머무르는 경험’ 보고
간화선, 한국 넘어 세계인들에게도 적용 가능함 확인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서구 심리치료사들을 대상으로 한국 간화선을 체험하도록 한 결과 현재 자신에 집중하는 현존감과 건강한 삶을 유지토록 하는 자기돌봄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는 간화선이 출가수행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긍정적 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을 넘어 세계인들에게도 적용 가능함을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주은선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24권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간화선 수행 프로그램이 미국, 네덜란드, 독일, 아르헨티나, 벨기에, 프랑스 등 서구 심리치료사들의 자기돌봄에 미치는 영향을 질적연구를 통해 분석했다.

연구 대상으로 2018년도 SPR 국제학회에서 진행된 간화선 워크숍에 참가한 50명의 서구 심리치료사들 중 14명을 선정해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다. 참가자의 연령 평균은 50.5세, 명상 경력 평균은 6.4년, 상담경력 평균은 18.7년이며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간화선 체험 프로그램은 5일간 5회기로 구성됐다. 1회기에는 3시간 동안 간화선 이론 등 기초교육과 화두로 강사가 손가락을 튕기며 ‘무엇이 이렇게 하였나’를 제시했다. 2~5회기에는 자발적으로 1시간씩 간화선 명상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동국대 국제선센터 간화선 집중수행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에게 지도받은 연구자가 진행했다.

논문에 따르면 인터뷰는 도입 질문, 연구 주제와 관련된 전환 질문, 주요 질문, 마무리 질문으로 구성해 총 11개의 개방형 질문으로 제작했다. 인터뷰 자료 분석은 크루거(Krueger)가 제안한 체계적 분석 과정 4단계를, 내용분석에서는 모건 앤 스캔넬(Morgan&Scannell)이 제안한 분석 방법을 사용했다. 체계적 분석 과정 4단계는 연구진 역할 분담 및 인터뷰 문항제작, 포거스 그룹 인터뷰 진행, 녹음본 확인, 전사 내용 확인 및 분석 자료제작으로 구성됐다. 내용 분석으로는 우선 전사지를 보며 내용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주요 개념 명명 및 목록화, 기초적인 개요를 제작했다. 그 다음으로 모든 원자료를 부호화해 유사한 의미와 차별성이 있는 주제로 범주화 작업을 진행했다.

주 교수는 서구 심리치료사들을 대상으로 간화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각종 의견을 인터뷰로 수집한 결과 간화선 체험적인 명상은 상담자의 자기돌봄에 도움이 됐음을 확인했다. 참가자들은 간화선으로 자신의 몸에 집중하면서 인지적인 무장이 점차 해체됐고 현재 자신의 상태에 머무르는 경험을 보고했다. 주 교수는 간화선을 통해 몸과 친밀해짐으로써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했으며, 현재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이런 과정은 기존 마음챙김의 인지적 활동에서 더 나아가 자신의 성향에 맞는 방향으로 간화선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리치료사들이 간화선 수행으로 현존감을 확보함으로써 자기돌봄을 실천할 수 있음도 확인했다. 현존감은 자신의 문제와 감정보다 더 큰 존재를 경험하는 것으로, 자신에게 관심과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태도다. 주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참가자들이 간화선으로 자신이 우주의 산물이라는 것을 경험하면서 정답을 찾기보다 현재 자신의 상태,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현존감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리치료사들이 간화선을 통해 자기돌봄을 확보하면서 임상현장에서 자신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상담에 임할 수 있게 됐다는 결론도 도출했다. 주 교수는 “참가자들은 화두에 집중하면서 자신의 감정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짐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내면과 적절한 거리감을 가질 수 있었다”며 “이 과정은 상담에서 내담자와 치료적 관계를 맺는 것에도 도움을 줄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은선 덕성여대 교수.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주 교수는 “외국 심리치료사들의 간화선 프로그램 체험이 자기돌봄에 어떠한 도움이 되었는지를 탐색해봄으로써 간화선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기초연구가 될 수 있다”며 “더 나아가 한국불교 문화정체성을 세계에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불교콘텐츠로 자리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yur1@beopbo.com

[1717호 / 2024년 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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