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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종, 日조 세이탄광 수몰 희생자 위령재 

  • 교계
  • 입력 2024.02.19 16:27
  • 호수 1717
  • 댓글 0

3월 26~29일, 종정 홍파·총무원장 법명 스님 등 동참
위패 모신 서광사 참배…“유해발굴 위해 원력 모을 것”

관음종 주최로 지난해 봉행된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희생자 위령재’. [법보신문DB]
관음종 주최로 지난해 봉행된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희생자 위령재’. [법보신문DB]

80여 년 전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돼 일본 해저탄광 조세이에서 고역을 치르다 수몰사고로 희생된 고혼의 넋을 위로하는 법석이 마련된다. 

관음종(총무원장 법명 스님)은 3월 26~29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조세이탄광 추모광장에서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희생자 추모 위령재’를 봉행한다. 이와 함께 희생자들의 위패가 모셔진 서광사를 참배하고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시간도 갖는다. 행사에는 종정 홍파, 총무원장 법명 스님을 비롯한 관음종 스님과 불자, 일본의 일한불교교류협의회 대표 및 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 관계자가 동참할 예정이다.

일본 시모노세키 남쪽 우베시에 위치한 조세이탄광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해저탄광이다. 최악의 노동조건으로 일본인 광부들이 기피하자 일제는 1939년부터 조선인들을 강제징용해 채탄작업에 동원했다. 그러나 1942년 2월 3일 갱도가 붕괴되면서 탄광이 수몰됐고, 당시 탄광에 있던 183명이 수장됐다. 희생자들 가운데 무려 136명이 강제동원된 조선인 징용자였으며, 47명은 이들을 감시하던 감독관이었다.

사고 당시 태평양전쟁 중이던 일본은 국민적 사기 저하를 이유로 이 같은 사실을 은폐했고, 희생자들은 지금까지도 수몰된 갱도에 수장된 채 유골조차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중 1976년 역사학자인 야마구치 다케노부 씨가 ‘조 세이탄광 수몰사고 사실을 알리는 글’을 지역 신문에 게재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양심에 가책을 느낀 몇몇 일본인들이 ‘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을 결성, 2013년 추모광장을 조성하고 추모제사를 지내왔다. 

2015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제18차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들은 한국불교계는 이듬해 1월 30일 현장을 찾아 천도법회를 봉행했다. 이후 2017년부터 관음종을 중심으로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추모 위령재를 이어오고 있다.

종정 홍파 스님은 “통한의 슬픔으로 숨진 183명의 영령들을 위한 위령재를 시작하며 관음종은 조세이탄광 희생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국과 일본 국민의 공감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노력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지난해 일본 국회에서 조세이탄광 희생자에 대한 논의를 재개한 데 이어, 우리 국회에서도 올 1월 한·일공동 유해 발굴을 촉구하는 토론회 및 국민적 관심을 제고하기 위한 사진전이 개최됐다”고 한일 양국의 변화를 소개했다. 

스님은 이어 “언젠가 조세이탄광 희생자들이 한일 양국 국민의 따뜻한 관심 속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것으로 믿는다”며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를 떠나 유해 발굴이 시작되도록 한일 양국의 원력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717호 / 2024년 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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