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봄은 먼듯하지만 봄을 부르는 매화의 향기로운 소리는 벌써 도량에 가득하다. 영축총림 통도사 영각 앞 자장매(慈藏梅)가 일찍 만개했다. 정초 기도를 올리기 위해 차가운 아침 공기 가르며 일주문과 연등 터널을 지나 보궁을 참배하는 법복 차림의 불자들보다 더 많아 보이는 카메라와 사진작가들이 자장매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연신 셔터를 누른다. 기품 가득한 고목에서 연신 올라오는 여린 꽃망울 터지는 소리까지 렌즈 속에 담기 위해서일까? 숨을 고르며 마음을 하나로 모은 채 셔터를 누르는 이들의 열정이 오늘만큼은 선방 스님들 만큼이나 치열하다. 매화가 삼매다.
양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717호 / 2024년 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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