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세 모녀가 ‘죄송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떠난 지 10년, 세 모녀를 추모하고 빈곤과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추모 행사가 열렸다.
조계종 사회노동위(회장 지몽 스님)는 2월 26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송파세모녀 10주기 추모재’에 참여했다. ‘송파세모녀 10주기 추모재’는 송파구 반지하 방에서 ‘죄송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세 모녀의 죽음을 추모하고자 마련된 행사다. 이날 추모제는 기초생활보장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장애인과가난한이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과 함께했다.
사노위 부위원장 혜도 스님은 “부처님의 자비는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들어주는 것”이라며 “가난한 사람과 그 가족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하는 것은 살생을 저지르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혜도 스님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같이 가난한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조계종 사회노동위는 가난이 없고 평등한 세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빈곤으로 돌아가신 모든 분의 극락왕생을 발원한다”고 위로했다.
송파 세 모녀의 죽음 이후 ‘송파세모녀법’이라는 이름으로 ‘기초생활보장법’과 ‘긴급복지지원법’이 개정되는 등 일부 사회보장제도가 개선됐지만, 가난을 이유로 한 죽음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날 추모제에 함께한 장애인과가난한이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 이형숙 공동집행위원장은 “세모녀가 떠난 지 10년간 세 번의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빈곤과 차별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장애인들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자동 사랑방 김우태 전 대표는 “정부에서 법 개정안을 언급하지만 바뀐 것은 없고 해마다 가난에 의한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다 함께 힘을 모아 정부에 호소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들은 추모제 이후 반빈곤운동공간 아랫마을에서 ‘송파 세 모녀 법의 문제점과 개선과제’를 논의하는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선 복지 사각지대 증언 영상을 시청하며 송파 세 모녀 법의 문제점과 개선과제, 기준중위소득 결정방식의 문제점 등을 논의했다.
유화석 기자 fossil@beopbo.com
[1719호 / 2024년 3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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