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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미국의 위빠사나 명상 - 중

‘마음챙김’ 확산이 명상 붐 이끌어

베트남 출신의 틱낫한 스님
마음챙김 가르침으로 포교
초보자도 할 수 있는 명상법
불교명상 대중적 인기 비결

통찰명상협회(IMS)는 미국 동부의 바레 센터에 이어 캘리포니아에도 스피릿 록(Spirit Rock) 수행공동체를 설립하여 매년 수천 명의 미국인에게 호흡 중심의 위빠사나를 가르쳤다. 불교의 심리적 측면을 강조하고 상좌부 교리의 난해한 요소는 덜 강조했다. 이와 같은 시기에 동양의 불교 국가에서 온 승려들이 미국 대중을 향해 적극적인 포교를 전개하였다. 이들 중에서 가장 파급력 있는 불교 지도자가 베트남 출신의 틱낫한(1926~2022) 스님이었다. 

틱낫한 스님이 가진 힘의 원천은 마음챙김에 관한 가르침이었다. 스님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불교를 가르쳤고, 특히 마음챙김에 관한 그의 저술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다. 그는 평신도들이 마음챙김을 수행하는 것을 옹호했고, 마음챙김 식사와 마음챙김의 대인관계와 같이 마음챙김의 실용화를 강조했다.

“마음챙김은 우리가 마음을 다시 몸으로 가져오고 현재 순간, 우리 내부와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접촉할 때 생기는 일종의 에너지입니다. 호흡을 알아차리고 몸이라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완전히 현존하게 됩니다. 마음챙김의 에너지는 이를 닦을 때, 설거지할 때, 직장으로 걸어갈 때, 식사할 때, 운전할 때 등 온종일 삶에 깊이 관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서 있을 때나 걷거나 누워 있을 때도 주의를 기울일 수 있습니다. 말하고, 듣고, 일하고, 놀고, 요리하는 동안에도 마음챙김은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매우 즐겁고 편안하며, 그것을 하는 데 따로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레디 사야도와 마찬가지로 틱낫한 스님은 깨달음의 지혜를 얻기 위해 산꼭대기에서 몇 년을 보낼 필요가 없다고 가르쳤다. 대신 호흡을 알아차리면서, 일상의 활동이 즐겁고 기적적인 특성을 가질 수 있게 되는, 현재 순간에 들어오라고 말한다. 

“마음챙김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 완전히 현존한다면 불안은 사라지고 시간을 초월하며 자비와 같은 최상의 마음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종교라는 울타리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영적인 길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이었다. 

비록 스님은 고국에 돌아갈 수 없는 망명객의 신세였지만, 그의 명성은 망명 중에 더욱 커졌다. 1967년 마틴 루터 킹 목사에 의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지명되었으며, 1969년에는 파리 평화 회담에 불교 대표단을 이끌고 갔다. 틱낫한 스님은 결국 프랑스 남서부에 기반을 두고 그곳에서 Plum Village 불교 수도원을 유럽 최대 규모로 바꾸고 미국 미시시피에서 태국까지 8개의 수도원을 세웠다. 그동안 스님의 책들은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21세기가 시작되면서 불교에 대한 서양의 관심이 부활했을 때, 스님은 가장 영향력 있는 불교 수행자 중 한 명이 되었다. 2016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는 “내가 틱낫한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다면 파리협정을 성사시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다. 스님의 여파로 마음챙김 운동은 더욱 널리 퍼졌다.

서양에서는 틱낫한 스님을 마음챙김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그는 오렌지 껍질을 벗기거나 차를 마시는 등 단순한 일에서 마음챙김을 통해 행복을 찾음으로써 누구나 보살(bodhisattva)이 될 수 있다고 가르쳤다. 그가 집필한 70여 권의 책 중 하나인 ‘너는 이미 기적이다’에서 “붓다(Buddha)는 깨달은 사람이고,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가끔 당신도 그런 당신을 보잖아요. 그러니 붓다 되기를 즐기세요”라고 썼다.

누군가 말했다. 틱낫한 스님이 달라이 라마보다 더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달라이 라마가 엄격한 불교 명상을 옹호한 것과는 달리 스님은 마음챙김이라는 초보자도 따라 할 수 있는 명상을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살짝 비꼬는 말에 하버드 대학교 신학대학원의 불교학 교수인 재닛 갸초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틱낫한 스님의 기본 철학은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과 똑같다. 그것은 바로 자비와 마음챙김이다.”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 cherryhill2736@gmail.com

[1719호 / 2024년 3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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