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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업 청정해야 육바라밀 실천…국민 위한 보살 되어달라"

  • 교계
  • 입력 2024.03.06 12:00
  • 수정 2024.03.06 13:46
  • 호수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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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협의회장 진우 스님, 3월 6일 정각회 신춘법회서
방하착 자세로 분별심 없애기 위한 선명상 정진 당부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진우 스님이 불자 의원들에 보살의 마음으로 국가와 국민을 향한 참된 정치를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진우 스님은 3월 6일 국회정각회 신춘법회에 초청법사로 나서 “찰나에 일어나는 괴로운 감정을 툭 내려놓는 방하착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며 “선명상을 통해 괴로운 업식을 제거하고 줄여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스님은 이날 “육바라밀을 행하는 이를 보살이라고 한다”며 “신구의 삼업이 청정하면 번뇌망상이나 어려움, 괴로움, 근심, 걱정이 없기에 무애자재하고 자유자재한 삶 속에서 육바라밀을 실천하게 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렇기에 국민을 위해 존재하며 수많은 사람과 의견을 나누는 정치인들은 보살이 되고자 노력해야 하며, 본인부터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고자 부단히 정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님은 “모든 중생은 행복만 추구하며 괴롭고 싫은 모든 감정을 회피하려 든다”며 “‘아함경’에서 ‘차생고피생 차멸고피멸(此生故彼生 此滅故彼滅·이것이 생하므로 저것이 생하고 이것이 멸하므로 저것이 멸한다)’이라 하듯 두 감정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다. 대상을 싫다고 구분하는 분별심으로부터 괴롭고 싫은 모든 감정이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예를 들어 “특정 사람을 만날 때 반가운 마음이 드는 것은 내 안에 행복한 감정이 있을 때 만났기 때문”이라며 “반대로 스스로 괴롭고 고통스러울 땐 누굴 만나든 반갑지 않다. 이러한 분별심이 사라지면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없이 모두 평등하게 바라본다”고 했다.

진우 스님은 법문에 앞서 국회 정각선원에서 108배를 이어갔다. 

스님은 “감정의 변화는 전생으로부터 이어진 업의 결과이며 질량불변의 법칙처럼 괴로움과 즐거움의 총량은 똑같다”며 “다만 태어나는 시점과 죽는 시점이 다르듯, 즐거울 때와 괴로울 때의 시점이 다를 뿐”이라고 했다. 따라서 “삶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집착해 감정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며 “스스로 편안한 마음으로 남 탓을 하지 않는 마음을 조금씩 길러나가는 게 바로 명상이다. 의원들은 미워할 대상도 없고 미워할 상대도 없어 만물에게서 불성을 보는 부처님처럼 마음공부에 진력해 국민을 위한 보살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법문에 앞서 여야 당대표의 인사가 이뤄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헌승 정각회 수석부회장을 통해 “마땅히 존중되어야 할 다양한 입장과 의견들이 함부로 재단되고 해석되며 갈등과 반목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분열을 치유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부처님의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1대 국회의 마무리는 물론, 올해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서는 여야가 구분 없이 함께하는 국회정각회의 모습처럼 당을 초월한 화합과 협치의 모습이 많이 연출되길 바란다”며 “사회의 깊어진 갈등의 골을 회복하는 과정에 불교가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인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김영배 의원이 대독한 축사에서 “화합과 상생의 길을 걸어온 정각회처럼, 대자대비한 부처님의 가르침과 진리를 가슴에 새기고 상생의 정치, 희망의 정치를 실현해 나가겠다”며 “민생경제, 양극화, 저출생 등 산적한 과제들도 반드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며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이 더 크고 넓게 확산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법회는 이수진 의원이 대표로 발원문을 낭독하며 회향했다. 주호영 정각회장은 “한국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불자 의원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21대 국회를 마무리하는 이 시기에 정치인들이 부처님의 동체대비 자리이타 가르침을 실천하며 국가에 헌신하는 마음가짐을 바로 세우길 발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법석에는 진각종 통리원장 도진 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법명 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우인 정사, 대각종 총무원장 만청, 천태종 종의회 부의장 경천, 원융종 총무원장 진호 스님 등 종단협의회 임원진과 조계종 총무부장 성화, 기획실장 우봉, 재무부장 우하, 문화부장 혜공 스님 등 중앙종무기관 부실장·국장단, 주호영 정각회장을 비롯한 이원욱, 이헌승, 김영배, 이수진, 황보승희 등 정각회 의원들이 참석했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720호 / 2024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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