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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하나님께 봉헌” 이명박 시장 망발

기자명 남수연
  • 사회
  • 입력 2004.07.05 13:00
  • 수정 2011.03.03 21:03
  • 댓글 0

교계-네티즌, 분노-규탄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합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한 기독교 행사에 참여해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봉헌서를 직접 낭독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 시장은 표지에 서울시 공식 휘장이 새겨진 봉헌서를 직접 낭독하며 ‘서울시장 이명박 장로’라는 직함까지 사용해 이것이 개인 차원의 종교활동이 아님을 명백히 했다. ‘봉헌’이란 ‘신이나 존귀한 존재에게 물건을 바친다’는 뜻으로 주로 기독교계에서 신앙 활동의 하나로 예물을 바치는 것을 지칭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이 시장의 표현대로라면 서울시 전체가 하나님께 바치는 이 시장의 예물로 전락한 꼴이다.
문제의 봉헌서는 ‘서울의 부흥을 꿈꾸는 청년 연합’이 지난 5월 30일 밤 9시부터 31일 새벽 4시까지 서울 장충 체육관에서 주최한 ‘청년·학생 연합기도회’에 참석해 이 시장이 직접 낭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장은 봉헌서에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거룩한 도시이며, 서울의 시민들은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정의하며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종교 편향을 넘어 서울을 사유 재산으로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빗발치고 있다. 7월 2일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 시장의 망언에 분노한 시민 네티즌들의 항의 글이 폭주했다. 특히 봉헌서에 서울시 휘장과 서울시장 직함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개인의 종교 활동을 넘어 공직자의 기본 자세와 윤리조차 망각하고 있다는 여론이다.

불교계와 정계도 이 시장에 대한 규탄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갑수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서울시는 서울시장의 것이고,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것이냐. 누구 마음대로 서울수도를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말이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불교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종교평화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수도서울을 통째로 바친다니, 무슨 자격과 권리로 그런 행위를 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으며 “정치지도자로서 파산선고에 다름 아니다”고 이 시장을 탄핵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7월 2일 오전 현재까지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다음은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성명서 전문

이명박 서울시장을 규탄한다

서울시는 누구의 것인가??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이 무슨 소리인가. 서울시장이 특정 종교의 집회에 가서 수도 서울을 통째로 그가 믿는 절대자에 바치겠다니.그는 무슨 자격과 권리로 그런 행위를 할 수 있는지 정말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 이명박 시장과 특정 종교인의 소유인가. 그럼 이제부터 서울시의 市敎는 기독교가 되는 것인가. 더욱이 집회 참가자들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2007년에는 대한민국을 그들의 절대자에 바치겠다고 하였다니, 그럼 만일 이명박 시장이 대통령이라도 된다면 대한민국의 국교는 기독교가 되는 것인가. 우리가 이런 의문을 다는 이유는 그가 서울시를 대표하는 시장의 신분으로 집회 참가자들의 목적달성을 위해 최선봉에 서서 다짐하였다는 점에 있다. 그의 양식과 철학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소유가 아닌 것을 바친다니 그것은 범죄 행위와 다름없다.

성경에도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돌려라" 라고 [마르코의 복음서 12 : 15~17]하였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는 그가 신봉하고 추종하는 종교인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이웃 종교인,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까지 그들도 똑 같은 서울시민이고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서울시장으로서 자신의 종교의 자유와 권리 못지않게 다른 사람들의 종교 역시 존중하길 기대하였다면 우리가 너무 순진한 생각을 한 것인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거룩한 도시이며 서울의 시민들은 하나님의 백성이며 서울의 교회와 기독인들은 수도 서울을 지키는 영적 파수꾼임을 선포한다”니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니 이 무슨 망발인가.

그의 이런 행보가 혹여 대선을 위한 정치적 포석이라면?

서울시장 취임이후 그의 행보는 항상 대권 도전에 맞추어져 있는 듯 하다고 여론기관은 보도하여 왔다. 무리한 개발 위주의 행정, 서울 시청 앞 광장 조성 및 사용에 있어서 불공정성, 각종 대형 이벤트의 남발등 수도 서울을 책임지는 행정지도자로서 그는 많은 우려와 불신을 조장하여 왔다. 이번 종교 행사에서 그의 행위 역시 특정 세력을 정치적 목적으로 끌어드리기 위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그러하다면 이번 사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시민과 국민의 안위와 민복은 뒷전이고 오직 정치적 목적 달성에만 눈이 어두워 사회 구성원간의 갈등과 혼란을 조장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정치지도자로서 파산선고에 다름 아니다.

이명박 시장은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다종교사회인 우리 사회에서 종교간의 화합과 평화는 사회 구성 원리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남과 북, 동과 서, 부자와 빈자등 우리 사회 전체가 양극화 되고 극단적 대립이 횡행하는 세태를 발전적으로 극복하기 위하여는 누구보다도 종교인의 자성과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하여 우리는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웃 종교간의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다방면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한 때 서울시장으로 그의 이런 충격적인 발언과 행위는 그동안의 모든 노력을 헛수고로 만드는 불행한 일이다. 이명박 시장은 개인적 종교 활동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시각을 다퉈 서울시민 및 국민들에게 부적절한 행위에 대하여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스스로 참회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그것만이 진정으로 화해와 용서를 구하는 일이다.

불기 2548년 7월 2일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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