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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불교의 등대 사라지다

기자명 법보신문

무애 서돈각 박사 향년 85세로 타계

27일 동국대에서 영결식

2004년 8월 24일, 무애 서돈각 박사가 기세(棄世)했다. 향년 85세.
서 박사의 숙환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원동 삼성의료원 영안실에 마련된 서 박사의 빈소에는 불교계를 대표하는 수많은 인사들의 조문이 줄을 이은 것은 물론 생전에 이룬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이름 모를 재가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또 빈소에 모인 재가불자들은 “수행과 포교의 모범이었던 선지식이 떠났다”며 애도의 눈물을 쏟아냈다.
무애 서돈각 박사는 사회에서는 상법(商法)의 일인자요, 불가에서는 신행(信行)하는 생활불자의 으뜸 인물로 손꼽혔기에 근현대 재가불자들의 대표적 사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방이후 한국 법학계의 기틀을 다지고 수많은 대학에서 후진을 길러낸 원로 법학자 서 박사는 재단법인 탄허불교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하고, 타계하기 전까지 재단법인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직을 맡아 불교계에 수많은 업적을 남긴 공로자다. 또 동국대 총장을 비롯해 학술원 회장, 경북대 총장, 장학재단인 무애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교육계의 원로로서 후학 양성과 학술 발전에도 한 몸을 기꺼이 바쳤다.

동대 총장·진흥원 이사장 역임

이밖에도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 및 학장, 서울대 사법대학원 원장, 국제 법협회 회장, 한국 공인회계사회 회장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로도 유명하다.
서 박사는 1920년 11월 3일 대구에서 태어나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부터 일찍이 할머니의 손을 잡고 절에 다녔으며, 음식이 생기면 부처님 상을 앞에 두고 동생들에게 절을 시키는 등 어릴 때부터 범상치 않은 면모를 갖춰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일제시대였던 1929년 당시 10살의 어린 나이에 신문에 실린 작은 관세음보살 사진을 정성스레 가위로 오려내 수시로 꺼내보며 예불을 시작했다.

수행·포교로 재가불교 견인

이후 서 박사는 그에 못지 않은 불심을 지닌 아내 김명갑 여사와 함께 50여 년 동안 부처님을 집안에 모신 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생동안 새벽예불을 올리며 절, 참선, 독경, 사경 수행 등 끊임없이 정진했다.
서 박사가 직접 쓴 한 기고문에 “나는 왠일인지 전생부터 불교와 수많은 인연을 맺어 왔음을 느낀다”며 “어려서부터 사찰에 가기를 좋아하고 부처님과 스님들이 계신 곳은 참 따뜻하고 편안하게 여겼다”고 말할 정도로 불연 또한 깊었다.
“부처님이 세상에 오신 것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중생이 본디 부처임을 가르쳐주기 위해서다”라는 성철 스님의 말씀을 평생 신앙 생활의 근간으로 삼았던 서 박사는 성철 스님 외에도 태고종을 창건한 대륜 스님을 평생 마음속의 선승으로 모셨다.
타계직전 중환자실에서 눈을 감는 그 날까지 병상 한 켠에 부처님을 모시고 기도했던 그는 이 시대의 진정한 생활불교의 실천자라 할 것이다.
일생을 불교발전과 전법에 힘써온 무애 서돈각. 재가불교의 등대 역할을해온 그는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떠났다.

<사진설명>8월27일 동국대 교정에 마련된 서 박사의 영결식장에 참석한 150여명의 사부대중이 서돈각 박사를 추모하고 있다
안문옥 기자 moonok@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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