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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라닥 라마유루 사원의 축제-유루 캅기얏

기자명 법보신문

뵌교·탄트라 혼합된 불교축제

히말라야 산 기슭에 위치한 라닥 지역에는 한국의 불자들이 절대로 놓치면 안 될 불교 축제가 있다.
이 축제는 연민과 측은지심의 신(神) ‘유루 캅기얏(Yuru Kabgyat)’의 이름을 따서 불리어지며 이 곳의 아름다운 라마유루 사원에서 매년 열린다.

나는 언젠가 전 세계 각지에서 라닥의 축제를 즐기기 위해 도착한 수 백 명의 불자들과 함께 이 축제의 멋진 분위기를 즐긴 적이 있다. 라마승들이 아름다운 탈을 쓰고 추는 춤은 드링궁파 신전을 지키고자 하는 수호의 의미를 지닌다.

대부분의 티베트 불교의 축제들과 마찬가지로, 티베트 전통신앙인 뵌교의 샤머니즘적인 요소들과 시바 탄트라 등이 혼합되어 불교 축제의 매혹적인 정수를 보여주고 있었다.
라마유루는 라닥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10세기) 사원이다. 이 사원에는 200여 분 이상의 스님들과 4살의 나이에 출가한 50여명의 동자승들이 기거하고 있다. 바위 언덕 위에 설립된 중세풍의 마을인 라마유루는 고도가 무려 4500미터에 이르며 라닥의 수도인 ‘레’에서 서쪽으로 13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 사원은 불교의 ‘레드 햇 (Red Hat)’ 분파에 속한 사원으로서 이 곳의 어린 아이들에게 있어서 이 사원은 그들이 티벳어, 힌디어, 영어, 수학과 불교 철학을 배우는 학교이다. 라마유르 지역에 겨울이 다가올 때 마다 무자비한 추위가 이 지역을 강타해 12월에서 2월까지는 기온이 무려 섭씨 -40℃까지 떨어진다.

안타깝게도 이 지역에서 히터를 갖춘 곳은 어디에도 없다. 이 사원 스님들의 식단은 주로 쌀과 야채로만 구성된다. 이 곳의 사원은 인도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으려 하지 않고 단지 불자들에게서 기부된 것들에만 의존해 사원을 꾸려나가고 있다. 라닥에 사는 사람들의 80퍼센트는 여전히 글을 읽지 못하고 아직도 너무나도 가난해서 그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 조차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번 내가 라마유루를 방문했을 때, 나는 이 곳 건물들의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었다. 건물들의 벽들에는 깊게 금이 가 있었고 수많은 창문들이 부서지고 스투파들은 무너져가고 있었다.

나는 이 곳에 금전적인 도움이 절실함을 깨달았다. 설상가상으로 겨울이 되면 라마유루 지역의 통신체계가 거의 두절되어 그들이 순식간에 고립되고 만다는 것도 큰 문제였다. 몇몇 스님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졌는데 스님들께서 말씀하시길 단지 스투파만 수리가 필요한 게 아니라 사원에는 색이 다시 입혀져야 하고 사원 내 학교에는 탁자와 의자 (그 당시 아이들은 흙 바닥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전기와 히터와 전화선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셨다.

내가 그 곳에 머무는 동안 나는 몇몇 스님들이 매일 아침마다 가장 가까운 마을까지 수 킬로미터를 걸어가시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지역은 극도로 메마른 지역이어서 스님들께서 직접 마을까지 걸어가셔서 물과 음식을 구하셔야만 하기 때문이었다. 스님들께서 이런 사사로운 일에 시간을 보내는 대신 영적인 수련을 하시며 시간을 보내실 수 있는 날이 빠른 시일 내에 오기를 빌어 보았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우리 불자들 중 이 곳을 우연이라도 방문해서 2005년 유루 캅기얏 축제에 참여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면 그들에게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작은 성의를 보여주자. 스님들은 몹시 감사해하고 행복해 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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