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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대와 불교용어

기자명 법보신문
‘Internet’은 화엄경의 ‘Indranet’을 현실에 옮겨놓은 것처럼 보인다. 불교계도 이에 발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인터넷에서 불교관계 싸이트를 검색해 보면 참으로 놀라울 정도로 많고, 그 내용도 다양하다. 인터넷은 불교도들만의 것이 아니라 온인류가 공유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여러 각도에서 불교싸이트에 접근하고 싶은 흥미거리와 삶의 문제를 푸는 데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노력과 정성이 필요할 뿐 아니라, 그런 가운데에도 일관된 통일성을 필요로 한다. 불교용어의 통일성도 그러한 것 가운데 하나다. 크게는 인명, 지명, 서명 그리고 개념어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고유명사는 원음으로 불러주는 것이 보편화된 추세이고, 개념어는 원어를 의미에 따라서 의역ㆍ음역ㆍ혼용번역을 한다. 그럼 현재 세계 불교학계의 경향은 어떠한가? 주로 빨리경전·산스끄리뜨경전·티베트경전·한문경전을 쓰고 있다. 같은 부처님 말씀이 빨리경전에도 있고 한문경전에도 있을 때는 빨리경전을 우선으로 한다. 또 산스끄리뜨경전에도 있고 한문경전에도 있을 때도 역시 산스끄리뜨경전을 우선으로 한다. 같은 부처님의 말씀이 산스끄리뜨경전은 현존하지 않지만 티베트경전에도 있고 한문경전에도 있을 때는 어떠한가? 그 때에는 티베트경전을 우선으로 한다. 왜냐 하면, 티베트경전은 산스끄리뜨로 환원이 되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원음에 한발 가깝다고 보는 것이다. 그것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본 뜻이 더욱 생생하고 선명하게 살아 있다는 문헌학적 실증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지만 한문경전은 산스끄리뜨로 환원하기가 아주 힘들다. 언어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빨리경전과 산스끄리뜨경전은 1차 자료이고, 티베트경전은 2차 자료이며, 한문경전은 3차 자료가 된다. 물론 한문경전에만 실려 있는 경우에는, 그것이 1차자료로 쓰인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지만 말이다.

한국불교도 이제 이 원칙을 따라야 할 때가 됐다. 같은 경전이 산스끄리뜨에도 한문에도 있다고 하자. 한글로 번역할 때, 어느 것을 고르는 것이 이치에 맞는가! 예를 들면, 한글로 번역할 때, 쁘라갸심경(반야심경)은 산스끄리뜨에서도 한문에서도 모두 가능하다. 산스끄리뜨 Prajna Paramita Hrdaya Sutram이 원전인가, 현장 스님의 般若波羅蜜多心經이 원전인가? 원전에서 번역한 것과 한문경전에서 번역한 것을 비교해 보면 맛이 다르다.

실제로 앞의 것에는 샤리뿌뜨라가 세 번 나오지만, 현장 스님의 것에는 두 번 나온다. 현장 스님은, 이에 해당하는 산스끄리뜨 원문을 생략하고 번역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度一切苦厄”을 스스로 덧붙였는데, 이것은 내용으로 볼 때 동어반복이다.
우리는 의식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다. 『뗏목의 비유』에서처럼 집착을 버리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세상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오로지 청 나라만을 섬기려고 하는 대원군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경전이 불교도만의 전유물인가.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읽을수록 좋다. 그리고 부처님의 품에 들어와 함께 니르와나를 여는 것이다.
그들은 한문을 모른다. 아래의 진언은 모두 “Gate Gate Paragate Parasam gate Bodhi Svaha”를 음역한 것이다.
“揭帝 揭帝 般羅揭帝 般羅僧揭帝 菩提 僧莎訶”
“가떼 가떼 빠라가떼 빠라상가떼 보디 스와하”
어느 것이 부드럽게 가슴에 와 닿는가!

이평래
충남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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