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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회의원 특권남용은 제한돼야”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4.09.25 12:00
  • 댓글 0

13대 상반기 종회의장 물러나는 지 하 스님

시골로 낙향, 운수납자 길 가겠다

멸빈자 사면 원융화합 위해 필요

홀가분해 보였다. 오는 11월 정기종회를 앞두고 13대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상반기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지하 스님〈사진〉은 “서울 생활을 접고 시골로 낙향, 운수납자로 살아가겠다”며 허허로운 미소를 보였다.

조계종 입법기구인 중앙종회의 수장으로서 종회 내 첨예한 대립들을 조율하고 총무원 집행부와 보조를 맞춰야 했던 지난(至難)했던 삶에서 벗어난, 오랜만에 보는 편안함이었다.
그러나 스님은 조계종 종회에 대한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종회 내 난립된 종책 모임, 멸빈징계자 사면을 위한 종헌 개정 무산, 각종 선거법 개정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했다.

특히 “종회의원들의 지나친 특권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하고 “종단의 발전을 위해서는 종회가 개혁과 질서를 강조하기 보다는 화합과 융합쪽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스님은 60년 추담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이후 4대, 6대, 7대, 9대, 11대, 12대 종회의원과 중앙승가대 총장을 역임했다.

13대 상반기 종회의장을 끝으로 4년간에 걸친 종회의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는데, 소감은
-벽안 스님이 종회의장으로 계시던 시절, 사무처장 소임을 맡았다. 당시 벽안 스님은 총무원장이던 청담 스님을 별로 달갑게 않게 여기셨지만 항상 총무원 집행부를 돕기 위해 노력하셨다. 그 모습을 귀감으로 삼고 있다.
종회의장으로 있으면서 총무원장을 상대로 하는 종회의장이 되기보다 총무원장을 돕는 종회의장이 되려고 했다. 이 점에 대해 스스로 자족하고 있다.

13대 종회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종회가 발전하려면 감성과 이성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런데 종회는 아직까지 감성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다. 예전에 비해 언어폭력 등 불미스런 행동이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대화와 타협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 종회가 개혁과 질서만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조화가 깨질 수 있다. 이제는 원융과 화합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13대 종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멸빈징계자 사면을 추진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으면서도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사실 총무원장 스님은 멸빈징계자 사면을 더 이상 이야기 할 수 없는 처지에 있었다. 돈을 받아먹었다, 그 쪽편에 서 있다는 등 여러가지 유언비어로 공격을 받았다. 따라서 입법부의 수장인 내가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의원 스님들을 설득하고, 일이 원만히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종회가 권위를 잃었다는 질타와 함께 종회의장으로서 잘못하고 있다는 쓴 소리도 많이 들었다. 올해 있었던 1차 투표는 종헌개정이 통과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에 부득이한 일로 2∼3명의 스님이 자리를 비우면서 좌절됐다. 종단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한때 총무원에서 승적을 고치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내가 말렸다. 승적부를 고치는 것보다 종헌 개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원장 스님을 설득했다.

현 선거 제도가 문제가 있다는 말이 많은데
-현 선거제도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예산, 제적 승려수 등에 따라 선거인단을 차별화하자는 이야기가 있지만 바람직하지 않다. 조계사와 해인사에 조금 더 혜택을 준 것으로 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종단의 안정이 깨질 수 있다.

종회의원들의 면책특권이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데
-종회의원들의 특권남용은 없어져야 한다. 미안한 말이지만 입법자체가 잘못됐다. 종헌 개정 당시 강력한 총무원장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 제정됐지만 법리에 맞지 않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제정 당시에도 반대했다.

종회 내 종책모임에 대한 견해는, 또 비구니부 신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종회 내 종책모임은 종회가 발전하는 좋은 토양이 될 수 있다. 물론 대화가 막히면 정쟁이 되겠지만 대화와 타협을 통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면 종회 운영이 더욱 매끄럽고 윤기있게 될 것이다. 나쁘게 보지 않는다.
그러나 비구니부 신설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비구니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만약 비구니부에서 비구니 승적을 따로 관리한다면 이것은 또 다른 분종이다.
총무원 일반 부서의 부서장을 맡으면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요하다면 종회의원의 경우 현 인원에 직능직을 2∼3명 더 배려한다면 이상적이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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