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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환생 2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4.10.25 16:00
  • 댓글 0

태어나는 순간 죽음 보장 받아

모든 종교에서 죽음만큼 중요한 공통의 테제를 찾아내기는 어렵다. 죽음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종교를 생성시킨 근원일 수도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실 원시종교로부터 고등종교에 이르기까지 죽음을 중요한 테제로 말하지 않는 종교는 없다. 종교마다 죽음의 공포를 벗어나는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종교와 죽음의 불가분한 관계를 입증한다. 윤회나 환생, 재생의 개념들은 모두 죽음과 직결된 종교의, 또는 종교적인 용어들이다.
불교도들은 죽음을 삶의 위기로서가 아니라 일상적인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불교도들은 누구든 태어나면 늙고 병들어 궁극적으로는 죽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것에 대해 ‘태어난 모든 것은 태어나는 순간 죽음을 보장 받는다’는 적절한 비유를 하기도 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죽음에 대해 지혜롭고 이성적인 방법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그는 삶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붓다 역시 큰 깨달음을 이룬 후 이번 생이 나의 마지막 생이며, 나는 더 이상 환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환생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연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현재의 삶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환생이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사실 이 점은 불교학자들 사이에서도 이견과 논쟁이 있는 부분이다.
아비달마 불교에서는 환생(수태)은 한 생명의 죽음 직후에, 어떤 중간 단계도 거치지 않고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다른 경우에는 죽음이 일어난 후 일정 기간동안 혼백의 상태로 남아 있다고 믿는다.

똑같은 믿음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은 그것이 혼백이 아니라 허공에 남아 있는 죽은 자의 의식이나 정신에너지이다. 곧 환생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망자 자신의 탐욕과 집착이라는 정신에너지가 이것을 버티게 해준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영혼의 형태로 태어난 존재, 즉 혼백들은 불행한 생명이고 영혼의 형태로 된 그들의 삶은 영원하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환생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또 한 가지는 환생의 과정에서 사람이 동물로 태어나고, 동물이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에 대한 온전한 답은 인간의 마음이 갖고 있는 동물적 본성과 그 사람이 택한 동물적인 생활태도가 그 사람을 동물로 태어나게 만든다는 것이다. 마음이 갖고 있는 조건과 행위는 그 다음 생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다. 전생에 지은 특별한 정신적 악폐로 동물의 형상으로 태어난 사람이 다시 사람으로 환생할 수도 있는데, 이것 역시 전생에 축적해놓은 업의 힘에 달려 있다. 일부 동물들이 보통의 동물들과는 다르게 지적이며, 이해력이 뛰어나고 때때로 사람과 흡사한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사람은 동물로 태어날 수밖에 없도록 한 조건, 즉 악업이 다 소진되고 의식 속에 저장되었던 잠재적인 선업이 효력을 발휘할 때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환생의 사전적 의미는 그리 불교적이지 않다. 이생과 전생을 관통하는 특정한, 고정불변의 자아를 인정하지 않는 불교계에서 환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그리 적절하다고는 볼 수 없다.
윤회라는 표현이 더욱 불교적 용어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달라이라마나 틱낫한 스님, 또는 몇몇 번역가들의 저술 등에 의해 환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윤회와 환생을 다르지 않게 보는 경향이 늘고 있는 추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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