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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중국 아류인가 지류인가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4.11.04 11:00
  • 댓글 0

한국불교 정체성 다룬 금강대 국제학술대회

“한국 불교전통 20C 초 등장”

“역사 바탕서 전통 이해 해야”


<사진설명>지난 23~24일 금강대에서 개최된 국체학술대회에서는 한국불교의 정체성에 대한 국내외 학자들의 열띤 논쟁이 이어졌다.

동아시아 속 한국불교는 중국불교의 아류에 불과한가, 아니면 한국불교만의 독창성이 따로 존재하는가?
천태종립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소장 권탄준 교수)가 지난 10월 23∼24일 ‘동아시아 불교사 속의 한국불교’라는 주제로 개최한 국제학술대회는 9개국 24명의 한국불교 전공 학자들이 총집결해 한국불교의 정체성에 대해 집중 논의한 장이었다.
특히 로버트 버스웰, 존 조겐센, 헨릭 소렌슨 등 한국불교를 전공한 서구학자들은 지나치게 특수성을 내세우는 한국불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고 이에 대한 한국학자들의 반론이 맞서 팽팽한 논쟁이 진행됐다.

한국불교에 대한 첫 지적은 미국 UCLA대 로버트 버스웰 교수로부터 시작됐다. 버스웰 교수는 “한국불교의 전통은 20세기 초에 이르러 비로소 등장하게 된다”며 “이는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저항 과정에서 등장한 민족주의 담론에 영향을 받은 불교도들이 한국불교를 중국적 전통에서 구별하려는 노력을 펼치기 위해 등장시킨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버스웰 교수는 한국불교라는 전통은 근대 이전에는 없었으며 20세기 이후 불교 개혁론자들에 의해 비로소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동국대 권기종 교수는 “한국불교의 전통을 20세기 이후로 보는 것은 다소 무리한 주장”이라며 “1920년대 불교 개혁론자였던 만해, 용성 스님의 불교 사상이 오늘날 전통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로부터 한국불교의 전통이 시작된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서울대 조은수 교수는 “한국불교라는 전통을 찾는데 있어 한국의 사상과 정신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른 동아시아 나라의 불교와 구별되는 한국불교가 있었다는 민족주의적 태도는 한국불교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다고 한국불교의 특성이 전혀 없다는 것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조 교수는 “한국 불교의 고유한 성격이 무엇인지를 따지기 위해서는 한국불교가 가진 다양한 측면을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라며 “그 동안 역사 속에서 구현되고 실현된 구체적인 모습으로서의 한국불교 전통을 알아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불교의 특성을 규정짓는 논쟁은 한국불교에서 강조하는 ‘호국불교론’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덴마크 코펜하겐 불교학세미나 헨릭 소렌스 박사는 “고려시대 성행한 밀교에 나타나는 ‘호국불교’가 1960∼70년대에 이르러 군사정권의 정당성을 옹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날조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동국대 서윤길 교수는 “60∼70년대 호국불교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순전히 인위적으로 재구성됐다는 견해는 당시 불교학계의 전체를 조망하지 못한 젊은 학자의 혈기에서 비롯된 것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통일신라에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한국불교 전반에 대해 국내학자와 외국학자들간의 밀고 밀리는 학술적 논의가 진행된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한국불교의 정체성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동국대 김상현 교수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향후 한국불교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에 대한 연구 방향을 모색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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