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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연기-의존적 발생 1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4.11.17 09:00
  • 댓글 0

모든 현상, 관계의 조합서 비롯

조건적 발생, 즉 연기의 법칙은 붓다의 교설 중 가장 핵심적인 것 중의 하나이다. 또한 이 법칙은 매우 심오한 깊이를 가지고 있다.

붓다는 자신의 깨달음의 경지에 대한 경험을 두 가지 방법으로 설명했다. 하나는 네 가지의 성스러운 진리(사성제)에 대한 이해이며, 나머지는 조건적인 발생의 본질에 대한 이해의 과정을 통해서이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은 사성제를 들어 왔으며, 이것에 대한 토론을 솔직히 더 중요할 수도 있는 연기의 법칙보다 더 많이, 자주 가졌다. 연기법이 사성제와 함께 매우 중요한 붓다의 기본적 교설임은 두말의 여지가 없다.

비록 정신적 성숙이 갖춰질 때 조건적 발생에 대한 실질적인 통찰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그 복잡한 법칙을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의존적 발생의 기초는 삶이나 세계가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발생하거나 그쳐지는(소멸하는) 요소들은 어떤 다른 요소들, 즉 그 조건을 가져온 것들에 의존한다. 이 법칙은 다음과 같은 간결한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이 있을 때, 저 것이 존재하고/ 이것이 일어날 때, 저것도 일어난다./ 이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저것도 없으며/ 이것이 그치면, 저것도 그친다.

서로 의존하고 서로 관계하는 법칙 위에 존재의 발생과 지속, 소멸의 과정은 달려 있다. 이 법칙은 의존적 발생의 법칙, 즉 연기(緣起)라고 하는 것이다. 이 법칙은 우주법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은 조건적 상황들과 서로서로 관련 되어 있으며, 독립적으로 생성되지 않는다는 중요한 원칙을 강조한다. 어떤 한 현상은 그 생성을 현재에 유지시켜주는 조건들의 조화에 의해 일어난다. 그리고 그 현상은 그 생성을 지탱해주는 조건과 요소들이 변화하거나 더 이상 유지되는 않을 때 소멸된다.

의존적 발생의 법칙은 우주 현상계를 이해하는 실제적 방식이고 아인쉬타인의 상대성 원리에 비견되는 불교의 교설이다. 모든 것이 관계되는 것들의 조합이라는 사실은 물질적 세계를 바라보는 현대 과학의 관점과 거의 일치한다. 모든 것은 조건에 의해 이뤄졌고, 서로 관련되어 있으며, 서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 세상에는 자아이든, 불멸의 영혼이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영원한 실체로서 간주될 대상이나 주체는 없다.

관계의 조합에 의해 형성된 현상계를 우리가 통상 이해하고 있는 세계의 본질로 볼 수 있을 것인가. 사람들은 보통 욕망 때문에 각자의 마음속에 영원하다고 믿는 허구를 만든다. 사람들이 아름답거나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는 것들에 경도되는 것은 거의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한 그들이 추하거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을 거부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탐욕과 미움의 힘에 종속된다면, 집착하거나 거부하는 대상이 영원할 것이라는 미망에 의해 미혹해지거나 그것에 의해 잘못 이끌리게 된다. 그러므로 이 현상계가 거품이나 신기루와 같다고 깨닫는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다.

또 이 현상계가 우리가 그렇다고 믿고 있는 것과 같은 종류 실체가 아님을 아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가 보고 느끼는 현상계의 실체가 사실은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거의 힘들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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