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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간화선 정통은 지눌 대혜종고도 ‘돈오점수’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4.11.30 15:00
  • 댓글 0

보조사상硏, 간화선 정체성 학술대회

남송시대 원오 극근 스님과 대혜 종고 스님에 의해 확립된 간화선. 이후 보조 지눌 스님에 의해 국내에 수용된 뒤 간화선은 한국불교의 주된 수행법으로 자리매김 해 왔다.

<사진설명>보조 지눌 스님|태고 보우 스님

중국 선사들의 선관 고찰

그러나 80년대 초 성철 스님에 의해 제기된 돈점 논쟁과 한국 간화선의 출발을 보조 지눌 스님이 아닌 태고 보우, 나옹 혜근, 백운 경한 스님 등 이른바 여말 삼사(三師)로 보아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간화선은 정체성 문제를 두고 심각한 혼란을 겪었다. 이후 끊임없이 논쟁이 계속됐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조사상연구원(원장 법산 스님)은 11월 27일 서울 법련사 3층 대법당에서 ‘간화선 수용과 한국 간화선의 정체성’이라는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한국 간화선은 돈오점수를 강조했던 보조 지눌에서 출발한다”며 정체성과 돈점 논쟁의 종식을 선언했다.

“성철 스님 간화선 잘못 이해”

‘간화선과 돈점 문제’라는 주제로 첫 발표에 나선 명상상담연구원장 인경 스님은 “간화선은 철저하게 돈오 점수의 수행체계”라며 “‘돈수라야 돈오요, 돈오면 돈수라야 한다’는 성철 스님의 주장은 간화선을 잘못 이해한 견해”라고 비판했다. 스님은 이에 대한 근거로 간화선이 확립되고 성행했던 중국 송, 원 시대의 어록에서 찾았다. 스님은 “간화선을 확립시킨 대혜 스님의 『서장』에 의하면 스님이 이참정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치는 단박에 깨닫지만 일은 점차로 이뤄진다’고 말하고 있으며 깨달은 이후 계속적으로 수행해 나가기를 당부하고 있다”며 “이는 간화선이 철저하게 돈오 점수의 수행체계임을 단적으로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원대 간화선을 중창시킨 몽산 덕이 스님 역시 법어에서 깨달은 이후의 수행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스님은 오늘날 한국불교에서 제기되고 있는 돈점 논쟁은 보조 지눌 스님과 성철 스님의 저서에만 국한돼 연구되면서 발생한 문제라며 논쟁의 종식을 위해서는 간화선을 확립시켰던 송, 원대 선사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돈점 논쟁에 이어 한국 간화선의 정체성을 다룬 논문을 발표한 보조사상연구원 김방룡 기획실장은 “그 동안 한국불교계는 태고 보우, 나옹 혜근, 백운 경한 등 이른바 여말 삼사가 석옥 청공과 평산 처림 등으로부터 직접 인가를 받아 왔다는 사실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이전의 간화선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처럼 인식해 왔다”며 “이는 법맥만 중시했지 한국 간화선의 전체적인 흐름을 간과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여말 삼사의 원나라 유학은 그들의 깨달음을 명안종사에게 확인한 것일뿐 석옥 청공 등의 사상을 계승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오히려 여말 삼사의 간화선 사상의 성격은 보조 지눌과 진각 혜심에 의해 정착된 간화선의 흐름을 계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 실장은 여말 삼사의 간화선 수용은 보조 지눌, 진각 혜심, 몽산 덕이 스님의 한국 전통 간화선을 바탕에 두고 석옥 청공 등 중국의 법맥을 이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여말 삼사 이전의 간화선과 사상적 흐름이 같다고 강조했다.

“태고 깨달음의 토대도 지눌禪”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지눌 스님의 제자 진각 혜심 스님의 선사상을 부각한 동국대 교수 성본 스님의 ‘수선사의 간화선 사상’과 그 동안 학계의 연구가 미진했던 고려 말 원 간섭기의 사상사를 조명한 일본 교토대 문학연구과 조명제 연구원의 ‘고려말 원대 간화선의 수용과 그 사상적 영향’이라는 논문이 각각 발표됐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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