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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수행 김기성 씨 하

기자명 법보신문
어머니 여읜 뒤 불교에 다시 귀의

아내와 매일 새벽예불-108배도


또 다시 빠져든 방황 속에서도 3개월간 배웠던 부처님 가르침이 씨앗이 되었는지 틈 나는 대로 절에 가서 예불과 기도를 올렸다. 다시는 흔들리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서른아홉 늦은 나이에 자동차 정비사라는 새로운 길을 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또 한번 나를 휘청거리게 만든 일이 있었으니 바로 어머니의 죽음이었다. 어머니에 대한 집착과 인생의 허무함이 새로 시작하겠다는 결심 앞에 또 하나의 산을 만들어 버렸다.
그 즈음 어느 날 새벽이었다. 정신은 깨어 있는데 손끝 발끝 하나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 아내를 깨워 “어머님 영가를 모신 절의 주지 스님을 빨리 불러달라”고 이르고서는 의식을 잃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스님이 머리맡에 앉아 계셨다. 스님은 “떠난 어머니를 놓지 못하고 잡고 있어 더욱 괴로운 것이니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게끔 놓아두라”고 하셨다. 스님 말씀을 듣고서야 비로소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그렇게 몸을 추스르고 나서 그동안 걸어온 길에 대한 말못할 회오와 참회의 마음으로 다시 절에 나가 절수행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30배를 하고 쓰러졌다. 염불 왼지 5분도 채 안돼 침이 마르고 목이 탔다. 나 자신이 너무도 나약하고 볼품없이 느껴졌다. 스님의 장군 죽비를 맞아가며 염불과 절수행을 해 나갔다. 불교대학에도 등록해 경전공부와 더불어 나무아미타불사경, 절수행에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그 동안 방황했던 시절을 보상이라도 받듯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해 정진했다. 이렇게 생활을 하다보니 건강도 좋아지고 변화된 가장의 모습에 가족들도 웃음을 다시 찾았다.
이제는 오십도 넘어버린 나이. 지난날 가난과 무명 속을 헤매던 악몽과 같은 긴 방황의 시절을 돌이켜 볼 때면 나의 수행은 더욱 힘을 받는다.

108배와 정근 1080회로 시작되는 나의 일과는 운전 할 때나 작업중에도 놓치지 않고 나무아미타불을 염한다. 매월 1회 이상 선업을 쌓아기기 위해 매일 경전을 보는 등 내 안의 자성을 깨워나가기에 여념이 없다.

이러한 공덕의 가피는 너무 크게 찾아왔다. 불자라면 누구나 평생소원이 될 법한 부처님 8대 성지순례를 다녀온 것이다. 그 곳에서 만난 선지식과 도반들은 나의 수행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다. 부처님이 정각을 이루신 보드가야에서는 지난날 악연과 죄업들에 대해 걷잡을 수 없는 참회와 함께 환희로 가득찬 법열을 얻었다. 이게 부처님이 지나신 길인가 생각하니 한걸음 한걸음이 예사롭지 않았다.

쉽게 방황에 빠졌던 나의 업식 때문에 긴가민가하며 살피던 나의 아내도 이제는 안정된 모습과 변화된 생활을 믿고 좌복까지 마련해주며 새벽예불에 함께 참여한다. 아내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이어진 결혼 23년의 생활을 항상 감사하며 나의 들쭉날쭉한 생활에 물들지 않고 곱게 자라준 나의 아이들에게도 고마운 마음 한이 없다.

부처님은 양 손에 복을 쥐고 계시다가 기도하는 이에게 복을 주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신해행증에 따라 우리 스스로가 열매를 알맞게 거두어가는 복 밭인 것을 수행을 하며 깨달았다. 칼산지옥과도 같았던 세상이 부처님을 만나고서 복밭으로 바뀐 것이다. 더 큰 열매를 얻기 위해 오늘도 ‘수행’이라는 이름의 쟁기로 밭을 일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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