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선수행 조윤식 씨 상

기자명 법보신문
천성적인 다혈질…남들과도 자주 다퉈

이제는 외국 출장 중에도 화두 저절로


7년 전에 고인이 되셨지만 생전에 어머님의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성격이 너무 급하다는 것이었다. “넌 그 놈의 성질 때문에 될 일도 안된다. 제발 그 놈의 성질 좀 죽여라.” 이렇듯 어렸었을 적부터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해서도 급한 성격과 화를 참지 못하는 성격으로 인해 남들과 다투는 일이 참 많았다. 그리고 한바탕 싸우고 나면 늘 후회를 했다. 왜 못 참았을까? 도대체 나는 왜 이 모양인가? 그러다 결국 원래 타고난 천성이니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던 어느날 인생의 큰 전환점을 안겨준 일이 생겼다. 바로 틱낫한 스님의 『화』란 책을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하고 읽게 된 것이었다. ‘나도 이 놈의 모난 성격을 고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화를 다스리려고 여러 노력을 해보았으나 말처럼 쉽게 급하고 다혈질적인 성격은 고쳐지지 않았다. 억지로 참으려 하다보니 나중에 화가 쌓여 한꺼번에 터져 거의 실성한 사람처럼 이성을 잃기까지도 했다.

불교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많은 불교서적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또한 근처의 절을 찾아다니면서 스님을 만나 뵙기 시작 했다. 이후 2년 간 불교서적 200권 정도에 숱한 스님들을 찾아뵈었지만 마음에 대한 갈증은 풀리지 않고 오히려 불법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깊어져 갔다.

그러던 어느날 ‘다음(daum)’ 카페를 통해 무불선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단 카페지기이신 스님께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여쭙는 글을 올렸다. 스님은 일단 그동안 자신이 강의한 강의록을 읽어볼 것을 권했다. 바로 달마스님의 『무심론』 강의였다. 그토록 알고 싶었던 마음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무조건 스님을 친견해야겠다는 욕심으로 스님 친견을 요청 드렸으나 스님께서는 곧장 허락하지 않으시고 한달 정도 지난 다음에 선원으로 오라고 하셨다. 나에게 그 시간은 너무 길었다. 드디어 약속한 날이 되었다. 선원으로 찾아간 나는 스님께 인사드리고 앉았다. 대뜸 스님께서 질문을 던지셨다. 방안에 있던 난초를 가리키며 “저 란을 보시오.” 그리곤 “저 란을 보는 자가 누구요.” 난 그 순간 내 주인공을 체험하게 되었다. 아~내 참 주인이 바로 이거였구나.

참 주인을 체험하고 나니 많은 나의 생활이 바뀌기 시작했다. 일단 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화라는 놈은 원래 없는 것인데 속으면 안되는 것이란 진리를 너무 잘 알게 되었기 때문에 웬만한 일에는 거의 마음에 변화가 생기질 않았다. 예를 들면 이렇다. 두달 전 쯤 집사람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왔다. 운전 중에 어린아이를 차로 받았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조금도 당황되지 않고 마음이 오히려 고요해지는 것이었다. 옛날 같으면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 했을 텐데 오히려 차분해 지면서 집사람을 먼저 안정시키고 피해자와의 사고처리 등을 마음의 동요 없이 처리 할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경에는 유럽 출장을 연거푸 2번을 다녀와야 했다. 해외출장이 늘 그렇듯이 빡빡한 스케줄 및 시차 등으로 심신이 피로에 지쳐 있었다. 그러나 출장기간 동안에 화두를 계속 들었다. 앞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무심해지기 시작했고 저절로 걷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껏 내가 생각하고 내 맘대로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모든 것을 참 주인한테 맡겨두고 화두만 챙기니 이것이야 말로 자유였다.

일리정공 영업부장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