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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정승석 교수의『인간을 생각하는 다섯 가지 주제』

기자명 법보신문
  • 불서
  • 입력 2005.02.23 09:00
  • 댓글 0

사랑·번뇌… 마음 속 복병 찾기

아비달마 교리 토대로
인간 존재 섬세히 분석

자신의 삶 돌아보듯
진지한 성찰도 공감


‘번뇌’와 ‘업’ ‘고통’ ‘사랑’ ‘마음’ 등은 불교의 보편적인 주제들이다. 그 중 ‘번뇌’ ‘업’ ‘고통’은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사랑’이라는 주제 역시 일시적으로는 가슴을 설레게 하지만, 종당에는 이별과 슬픔, 그리고 긴 회한을 남기게 한다. ‘마음’ 역시 자신의 것이긴 해도 뜻대로 되지 않기는 매일반이다. 대수롭지 않은 것 같지만 어느 하나 호락호락한 것이 없다.

인간을 둘러싼 여러 가지 주제 중에서도 특히 불교와 대단히 밀접한 사랑, 번뇌, 업, 고통, 마음, 이 다섯 가지 주제에 대하여 불교적 입장에서 쉽게 풀어 쓴 책(중수필집)이 정승석 선생의 『인간을 생각하는 다섯 가지 주제-사랑, 번뇌, 업, 고통, 마음』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과 직결되어 있는 다섯 가지 주제에 대하여 아비달마 불교교리를 바탕으로 담담하고 섬세한 필치로 정감 있게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로 살고 있다는 시각은 어느 종교에서나 일치한다. 그러나 그 불완전한 이유와 불완전함을 극복하는 방안을 철저히 인간 자체에서 찾고 있는 종교가 불교이다.” “사랑, 번뇌, 업, 고통, 마음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는 모두 마음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 책에서는 사랑에 대하여 불교에서는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그 사랑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번뇌를 단절해야 한다’, ‘업을 녹여야 한다’, ‘고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현실 생활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며 극복 방법은 무엇인가? 또 모든 것은 마음에 따라 일어난다고 하는데 그것의 정확한 철학적 객관적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등의 의문을 던지고 심도 있게 탐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저자가 심혈을 기울인 주제는 ‘번뇌’와 ‘업(業)’이다. 저자는 근심, 걱정, 공포, 질투, 의심, 후회, 원한, 허상, 아첨, 불신, 자만심, 고정관념, 노여움, 인색함 등 마음을 산란하고 불안하게 하는 것들은 모두가 번뇌의 일종, 또는 번뇌를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업(業)’의 문제에 있어서도 ‘업’의 개념, ‘업’과 ‘숙명’의 관계, ‘업’의 상속성, 바른 업과 바르지 못한 업, 선업과 악업 등 많은 ‘업’들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불교에서는 후회를 ‘회(悔)’라는 번뇌로 간주한다. ‘회’란 곧 후회하는 마음이다. 이것이 번뇌로서 극복되어야 할 이유는 그것이 마음의 집중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후회에 빠져 있는 동안만큼은 다른 일에 몰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후회하는 심리상태는 자기가 행한 바를 스스로 미워하고 있는 상태이다.…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그 사람의 다음 형태는 자기 학대와 자기 파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p.177. 후회하는 마음)

사실 번뇌와 업, 이 둘은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하고 있으면서 상호 협력하에 수많은 ‘번뇌’와 ‘업’, ‘고통’을 양산(量産)해 왔다. 결과적으로 ‘고통’이란 이 둘(번뇌와 업) 속에서 태어난 결과물이고 ‘마음’은 최대의 피해자인 셈이다.

어떤 책을 막론하고 책 속에는 필자의 모습이 보여져야 한다. 소 닭 보듯 쓴 책은 죽은 송장이나 다름없다. 필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모습을 다 드러내 보였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삶을 보다 진지하게 성찰해 보고자 하는 입장에서 씌어졌다고 할 수 있다.

좀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정승석(鄭承碩) 선생은 매우 학자적이고 인격적이다. 진정으로 학문을 사랑하는 이다. 밤늦게까지 대학의 연구실에서 불을 밝히고 있는 학자다.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나와 동(同) 대학원에서 「상카야철학의 전변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불전해설사전』 『인도의 이원론과 불교』 『100문100답 불교강좌편』 『윤회의 자아와 무아』 등 이 있다. 지금은 동국대 인도철학과 교수이다.
윤창화 〈민족사 대표〉
changhwa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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