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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색향미 한마음다선

기자명 법보신문
  • 불서
  • 입력 2005.02.23 09:00
  • 댓글 0

진흙에서 연꽃 피우듯

맛 한마음 다선은 느껴지는 맛의 변화를 잘 주시하는 것입니다. 차맛은 차물과 혀와 마음의 삼자 조건에 의해 생성되고 소멸됩니다. 이러한 맛의 생성 소멸의 변화를 잘 주시 관찰합니다.

먼저 모든 강물이 흘러 바다에 이르면 모두 똑같이 한 맛이 됨을 명상합니다. 다음는 명상이 아니라 존재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선(禪)으로 들어갑니다. 즉 차 맛의 변화를 처음과 중간과 끝을 관찰합니다. 그리고 차 맛이 생기는 순간순간이 차맛이 사라지는 순간임을 보고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모든 정신적 물질적 현상이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음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즉 차맛이란 시간적으로 무상하며 독립된 실체가 없어 공이며 자아라고 할 만한 것이 없으므로 무아(無我)인 것입니다.

이렇게 차 맛에는 고유한 어떠한 실체도 없음을 아는 것입니다. 즉 무미(無味)의 맛을 체득하는 것입니다.

주의할 것은 처음의 차맛이 변하여 맹물맛이 될 때 그 맹물맛을 무미의 맛으로 착각하면 안됩니다. 순간순간 변화는 차맛 속에서 차맛이 없는 무미의 맛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렇게 무미의 한 맛을 바다의 한맛과 같음을 연상하면서 생각과 몸의 현상과 밖의 모든 형상들도 무미의 맛과 같이 무실체임을 꿰뚫어 보고 아는 것입니다. 차맛의 범주에서 벗어나 몸과 사물들이 무실체 공이라는 무미의 한맛과 같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초심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방법은 있습니다. 무미의 한맛을 분명하게 체험했을 때 또다른 한맛을 만나는 경계에 도장찍듯이 해보면 모두 무미의 한맛으로 변하니 무미의 맛 하나로 관통하는 일미차(一味茶)가 됩니다.

즉 모든 사물과 그에 상대하여 일어나는 정신작용이 마치 인드라망(網)의 그물처럼 상호의존하고 있음이 확연해지고 동시에 평등해진 하나의 맛으로 관통됨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 자리는 맛보는 주체와 맛이라는 대상이 사라진 즉 주관과 객관이 사라지고 없는 경계이며 무분별의 앎인 반야지혜입니다.

맛 한마음 다선의 효과는 모든 존재는 독립되어 있으며 변화가 없이 고정되어 있다는 어리석음(무지) 즉 고정관념이 타파되는 것입니다. 즉 무미의 한가지 맛이 무지의 마음을 지혜의 마음으로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이 맛 한마음 다선은 일미다선과 그대로 연결되는 수행입니다.

이처럼 색향미 한마음차는 차의 성품을 빌려서 진흙에서 피는 연꽃처럼 번뇌에 물든 마음을 깨끗이 정화하고 어두운 마음을 환하게 깨어나게 합니다.

이를 색향미의 한마음다선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색향미 한마음차

맑고 투명한 미묘 빛깔로
좁고 두터게 쌓인 마음벽 허물어
허공처럼 투명하고 빈 마음의 본성 열고

미묘한 차향으로
얼룩지고 냄새나는 몸과 마음 정화하니
시방세계가 법향(法香)으로 가득차고

차맛 미묘변화
일어나도 일어남 없고
사라져도 사라짐 없어
무미의 맛 체득하니

일체 차별경계 만날지라도
무미(無味)의 법미(法味)로
차별번뇌 관통하여
너 나 경계 사라지고
안과 밖 무너져

연꽃망울 터지듯
한 마음경계가 깨어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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