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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파욱 사야도 〈상〉- 남방 사마타 수행 전통 되살린 고승

기자명 법보신문
필자가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연구의 일환으로 태국과 미얀마 그리고 스리랑카의 수행처를 방문하며 수행법에 대한 조사를 한지도 8년이 넘었다. 당시 방문했던 곳의 대부분은 본지를 통해서 소개하였고, 지금은 한 번도 만나거나 방문한 적이 없는 스승과 수행처를 소개하고 있는 형편임을 독자들은 양해해 주기 바라면서 이번에도 만난 적도 없는 스승을 소개하고자 한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글을 주의 깊게 읽으면서 무엇인가 잘못 소개하고 있는 곳이 없는가 점검하여 혹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경책해 주기 바란다.

청정도론 수행법 고수

미얀마의 수행처를 조사할 때, 양곤을 중심으로 필자의 이해의 역량하에 여러 수행처를 다니고 스승들을 통해 직접 가르침을 들을 수 있었다. 미얀마의 경우는 대부분의 수행전통의 중심도량이나 지부가 수도 양곤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수도에 이처럼 많은 전통의 수행도량이 산재해 있는 나라는 미얀마가 유일한 나라이다. 필자가 미얀마 불교의 수행체계와 교학체계에 대한 현지 조사에서 느낀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미얀마 불교의 두터운 교학전통과 진지한 수행전통에는 다양한 뿌리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법륜경』 『대념처경』과 『청정도론(Visuddhimagga)』, 『아비담마총론 (Abhidhammatthasangaha 아비담마길라잡이)』 등의 경론을 중요한 근거로 삼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었고, 경전과 주석문헌을 근거로 수행의 길들이 실제적으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신뢰감을 가지고 수행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이었다. 마하시 사야도와 레디 사야도 계통의 수행법이 그러했고, 지금 소개하는 파욱(Pa Auk) 사야도의 수행 전통도 그러한다.

초기경전에 산재하는 수행법은 『분석적 통찰의 길(Patisambhidamagga 무애해도)』에서 전체적으로 정리가 되었고, 다시 5세기의 붓다고사의 『청정도론』에서 정연한 체계하에 정돈되었다.

파욱 사야도의 가르침을 보면서 그 분의 수행 역정을 읽을 수 있었고, 그 길은 『청정도론』에서 제시한 다양한 사마타 수행법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수행법에 대한 내용은 다음번에 좀 더 다루겠지만, 남은 지면은 파욱 사야도의 수행이력을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의 수행자들 사이에 사마타 수행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파욱 숲속 수행처(Pa Auk Forest Monastery)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곳에서 1달에서 1년에 넘게 수행을 하고 온 분들을 주의에서 만나볼 수 있다.(미국 원적사의 성오스님과 봉인사에 계시는 지산스님 그리고 아눌라스님과 일중스님)

파욱 사야도께서 대만에서 2개월의 집중수행을 지도한 법문집 『사마타와 위파사나』가 번역되어 서울 보리수선원에서 출판되기도 하였고, 이 번역은 인터넷(cafe.daum.net/vipassana의 자료실)을 통해 자유로이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사마타와 위파사나』를 통해서 우리는 파욱 사야도의 수행법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로 미루고 스님의 수행이력을 살펴보자.

수행-경전 지도 병행

파욱 사야도는 1934년 6월 24일, 수도 양곤에서 동북쪽에 위치한 힌타다(Hinthada)에서 태어났다. 1944년 10살이 되던 해에 출가하여 아친나(Achinna)라는 법명을 받아 사미가 되었고, 1953년까지 전통 교육을 받으면서 고급 팔리 시험(Pathama Kyi)까지 통과하였다. 1954년 20세가 되던 해에 비구계를 받았으며, 1956년에는 사설법사 시험에 통과해서 법사(Sasanadhajasiripavara-dhammacariya)가 되었다. 파욱 사야도 아친나 스님은 1964년에 양곤의 마하시센터에서 마하시 사야도와 우 판디타 사야도의 지도아래 위파사나 수행을 시작하였다. 같은 해에 파욱 사야도는 숲속으로 들어가 수행을 하기 시작했다. 숲속 수행을 하는 도중 1966년에는 탄린 사야도(Than lyin Sayadaw)로부터 6개월 반동안 지수화풍 사대를 관찰하는 수행을 지도받았고, 쉐테인도 사야도(Shwe-thein-daw Tawya Sayadaw)에게서 3개월 반 동안 입출식념을 지도받았다. 1981년에 현재의 파욱 숲속 수행처에 정착하기 전에 3~4곳의 숲속 수행처에서 집중적인 수행을 하였다. 1981년 파욱 숲속 수행처의 2대 주지스님이었던 악가판냐 스님께서 입적하시면서 이 수행처를 아친나 사야도가 맡아서 지도하라고 유언을 하셨고, 그 이후 현재까지 24년동안 파욱 숲속 수행처에서 경전연구와 수행지도를 통해서, 교학(Pariyatti), 수행(Patipatti) 깨달음(Pativedha)이라는 부처님의 정법을 증진시키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파욱 사야도는 마하시 센터에서 처음 수행을 접하고나서 마하시 방식의 순수 위파사나 이외에도 숲 속 수행을 실천하면서 사마타 수행법을 여러 스승들에게서 지도받았고, 이러한 수행의 이력과 경전 및 주석문헌에 대한 해박한 공부를 바탕으로 미얀마에서 드물게 사마타 수행의 전통적인 수행법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분으로 미얀마는 물론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미얀마뿐만 아니라 대만이나 동남아시아 그리고 미국 등지에서 2개월간의 집중 수행을 지도해오고 있고, 위파사나 수행의 전제로서 사마타 수행을 익히고자 하는 수행자들에게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사마타 수행이란 『청정도론』에 정리되어 있는 40가지 수행주제를 대상으로 하는 선정수행을 말한다.

미국 등 서구에서도 큰 관심

파욱 사야도의 사마타 수행의 단계는 입출식념을 통해서 4선을 이룬 후에, 몸의 32가지 구성부분에 대한 관찰과 뼈에 대한 관찰 그리고 10 가지 카시나 수행으로 이어지며, 이어서 4무량심과 네 가지 보호하는 수행을 닦은 후에 물질(rupa 色)를 그 최소단위인 깔라빠가 보일 때까지 수행한다. 이렇게 물질을 철저하게 관찰한 후에 정신을 관찰하는 수행으로 진행되며, 이렇게 해서 사마타 수행은 위파사나 수행으로 이어지게 된다.

파욱 수행처에는 선정의 경지에서 행복을 즐기면서 머물러 있는 수행자들도 있다고 할 정도로 선정 수행을 철저하게 지도하고 있다는 점은 미얀마의 다른 수행처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김재성〈경전연구소 소장〉
metta4u@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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