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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간화선-원인은 무엇인가

'정진은 있되 점검 받을 스승이 없다'

'간화선 수행은 눈밝은 선지식(스승)의 지도가 절대적이다. 그러나 오늘날 '멀리서 볼 때만 선지식'이란 말처럼 선지식의 부재 속에서 간화선 수행이 과연 의미가 있는가.'

'간화선은 고정관념과 기성 질서에 대한 타파다. 그러나 활활발발한 화두와 선문답이 없이 옛것에만 매달린다. 오늘날 간화선은 그 본질을 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염불이나 위파사나 등 다른 수행법의 장점이 있다면 이를 접목해야 한다. 그러나 간화선은 지나치게 배타적이다.'

지난 몇 년 전부터 일각에서 제기되던 간화선 비판이 최근 실상사에서 열린 선우논강을 비롯한 각종 세미나에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수행이란 부처님을 본뜨는 것이다. 그러나 간화선 수행자에게는 부처님의 자비심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들 간화선 비판 내용 중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이 바로 '선지식의 부재'다.

간화선을 비판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간화선은 수행하는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화두를 주고 문답에 의해 의단(疑團)이 제대로 형성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하지만 '선지식'이 부족하다보니 이러한 스승과 제자의 문답 시스템이 붕괴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간혹 진행되는 선문답도 지나친 형식주의로 흐르고 있으며, 살아있는 활구를 지도하기보다 옛 문헌에 나타나는 언어의 답습에 그치고 있다는 것. 한마디로 치열한 정진은 있되 점검이 없는 게 오늘날 한국 간화선 수행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교학과 계율에 대한 외면도 문제점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간화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간화선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기에 앞서 교학에 대한 이해, 특히 선수행의 나침반인 선서, 어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시작해야 하지만 대부분 이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수행에 돌입하기 때문에 수행이 진전되지 않는다는 것.

또 오늘날 선방의 폐쇄적인 문화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상사 선우논강에 참가한 한 수행자는 자신의 안거 경험을 토대로 '90년대 들어 선방에서는 수좌들간에 수행방법이나 진척 정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금기시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러한 선방풍토는 선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수행의 바른 방향을 설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 간화선 비판론자들의 견해다. 따라서 바람직한 선 수행 풍토를 정착시키고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선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과 근기에 맞는 수행방법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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