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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타이완 문화교류 교량역할 ‘톡톡’

타이완 불광산사 한국지부 서울 불광산사

성지순례-설법집 번역 타이완에 소개

열린 선방-차방-사경실-도서관 설치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 역에서 2분 거리. 얼핏 지나치면 모를 수도 있는 ‘서울불광산사’라고 쓰여진 간판이 서있고 거기에는 卍자가 쓰여져 있어 그곳에 사찰이 있음을 짐작케 한다. 불광산사를 상징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지만 타이완 불광산사를 모르는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부처님이 그려져 있으니 불교 관련 단체가 있겠거니 생각할 수 있는 정도다.

99년 부처님 오신날 기념해 개원한‘서울불광산사’는 타이완 불광사의 한국지부로 스님들은 중국인이다. 지금은 주지스님까지 4명의 스님이 기거한다.

중국절인 까닭에 불광산사에는 한국인 신도가 많지 않다. 주로 타이완과 관계가 있는 유학생, 화교 혹은 한국인과 결혼한 타이완 사람들, 한국을 방문한 타이완 사람과 한 두 명의 스리랑카와 말레이시아 사람 정도 등이 신도다. 한국사람들 중에서는 타이완 불광산사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신도가 된다. 그래도 성지순례나 입소문으로 알음알음 불광산사를 찾는 한국인들이 벌써 신도의 1/3이나 된다.

이곳 한국의 서울 불광산사는 한국에 있는 다른 미얀마나 스리랑카 절처럼 자국의 문화를 대표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과 대만의 교량역할을 한다고 할까. 한국 불자들에게 타이완 불광산사의 활동을 알리는 전초기지이기도 하고 한국에 있는 화교들과 유학생들에게 불교를 포교하는 역할도 한다. 또 한국의 불교 문화와 흐름을 타이완을 비롯해 다른 여러 나라에 알리는 역할도 한다.

타이완의 불광사는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해 서구에서는 중국 불교를 떠올리면 현재 불광사의 외국 지부들을 떠올릴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타이완의 불광사는 세계에 220개 지부를 가지고 있고, 타이완에서 종합대학 2개, 병원, tv방송국, 불교 일간지 ‘인간복보(人間福報)’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만이 아니라 LA에서 가장 큰 사찰인 서래사도 바로 불광사의 미국지부이고, 호주와 캐나다, 미국 등에 지부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러시아에도 타이완의 불광사 지부가 있다.

그래서 직접 가보고자 하는 불자들이 많아 1년에 두 번 정도 타이완 성지순례를 떠난다. 같이 다녀온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서울 불광산사의 신도가 된다.

타이완의 불교를 알리는 일에는 성지순례뿐 아니라 한국어 번역도 있다. 한국의 불광산사에서 주관해 타이완 불광사를 창건한 성운 대사의 설법집을 한국어로 낸다. 이런 일들이 한국에 타이완을 알리는 일인데 비해 한국불교를 대만에 소개하는 역할도 꾸준히 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불교 관련 세미나가 어떤 것이 계획돼 있는지 일정을 조사해 타이완에 알려주기도 하고 타이완에서 제작하는 ‘세계불교미술대사전’의 한국 관련 내용을 수집해 보내기도 한다. 물론 이 일은 스님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이완에서 공부한 불교미술전문가와 함께 하고 있다.



한국인 신도 30% …매년 타이완 성지순례

주지 의은 스님은 “한국에 절을 세운 것은 타이완과 한국이 서로 문화교류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죠”라며 “이곳에 오는 사람들에게는 한국 스님 초청 법문을 듣도록 하기도 하고 대만에 한국 스님을 초청하도록 소개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불광산사가 신도를 배려하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해 불광사의 220개 지부는 모주 법당은 기본이고 그 이외에 4가지를 더 갖춰야 하는데 바로 선방, 도서실, 사경실, 차방이라 한다. 그리고 이것이 있어야 개원을 한다는 것이다. 또 이런 공간들은 스님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신도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세계에서 가장 작은 규모라는 불광산사 서울 지부도 이 네 가지를 갖추고 있다. 불광산사에서는 형편이 여의치 않아 차방은 올해 4월 중순 개원했지만 원래는 이 네 가지를 갖춰야 절을 개원한다고 한다.

‘적수방(滴水房)’이라는 차방에는 시중에서는 볼 수 없는 차들을 판다. 보이차, 우롱차 등 많이 알려진 차들을 비롯해 동방미인, 특선 취옥차, 무아차, 연꽃차, 훈의초차, 백작밀크차, 야자밀크차, 차이나유자차 등이 적힌 메뉴판은 이국 땅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차뿐만 아니라 타이완에서 가져온 각종 과자류와 식품류도 판매하고 있다. 보살상이 입구에 서있을 뿐만 아니라 벽에는 불교 소재의 그림들이 걸려있다.

이곳 서울 불광산사에서만 볼 수 있는 또 다른 풍경 한 가지. 차방도 신도들을 위한 공간이기는 하지만 불광산사를 가장 효과적으로 알리고 많은 사람들이 신도가 되는 기회가 되는 것은 중국어 강좌다. 절을 개원하면서 바로 연 중국어 강좌는 지금도 인기를 모아 현재 6개 정도 개설이 돼 있는데 이 강좌들은 화교학교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 3명의 선생님이 가르친다. 방학에는 아이들을 위한 중국어 강좌도 개설돼 있다. 중국어 강좌를 배우고 자기 실력을 점검하고자 하는 사람은 불교 교리 강좌를 들을 수도 있다. 교리 강좌는 주지 의은 스님이 직접 강의하는데 강의의 대부분이 중국어로 이루어지고 간혹 한국어도 섞어서 설명한다고 한다.



신도회장 김창영씨, 도서관-찻집 신도배려에 매료



그들은 도대체 왜 타이완 절에 다니는 걸까?

그 많은 한국 절을 놔두고 말이다. 한국인 신도회장 김창영 씨는 “인연 따라 온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타이완에 가서 불광산사를 보고 많은 감명을 받은 김 씨는 한국 불광산사를 찾게 됐다고 했다.

불광산사 이외에 다른 한국 절에도 다니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들른다고.

“여기 스님들은 권위를 내세우지 않아서 좋아요. 예를 들면 손님이 왔을 때 손수 다과와 차를 마련해 대접하지요. 평상시의 삶에서 부처님 말씀을 보여주는 거죠. 신도들을 위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도서관, 찻집, 선방 등 열린 공간도 빼놓을 수 없어요.” 토요일마다 중국어 강좌에 참여하는 즐거움도 크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회사원 김지연씨, 중국문화 맛볼 수 있어 좋아



“여기 다닌지 10개월 정도 됐어요. 와서 중국어를 배우기도 하고 적수방에서 맛있는 중국 음식도 먹구요.”

회사가 근처에 있어서 지나가다 궁금해 들렀다가 절에 다니게 됐다는 김지연 씨는 이곳 스님들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친절해 자주 오게 된다고 얘기했다.

“회사 끝나고 와서 중국어도 배우고 중국인 친구도 사귀게 됐어요. 한국어를 못하는 스님과 서로 모르는 말을 가르쳐주곤 해요. 예전에 중국말을 배운 적이 없는데 여기 자주 오면서 한 두 마디씩 알게된 거예요. 일에 지치고 힘들 때 여기 오면 편한 휴식처처럼 좋아요. 이틀에 한번 정도는 찻집인 적수방에 와서 놀기도 하고 일을 돕기도 하구요. 여기엔 한국어를 잘하는 분이 없으니까 한국어 통역이 필요할 때 대신 얘기를 하기도 하구요.”



글·사진=공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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