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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49재와 천도재의 공덕

기자명 법보신문
  • 수행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부인 영가 천도 후 ‘건강-경제’ 모두 안정

15년 전 부처님오신날이었습니다. 법당 앞에 까만 옷을 입은 남자 한 분이 하루종일 앉아 있어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습니다. 저녁 무렵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이 남자는 보름쯤 후에 다시 절에 찾아와 앉아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눈빛이 이상하고 횡설수설하는 것이 정상인이 아니었지요. 그래서 ‘염불을 많이 하고 언제나 관세음보살을 염송하라’고 일러 주고 천수경과 염주를 주어 돌려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해 가을 벼를 벨 무렵 그 남자가 다시 절로 찾아와 자신의 처지를 토로했습니다. 자살을 한 부인 이야기를 하면서 몇 십 년 동안 죽은 부인이 계속 귀에다 대고 천도재를 지내달라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3살에 자살을 한 부인의 혼령이 남편한테 붙어서 계속 49재를 지내달라고 한 것인데 형편이 여의치 않아 49재를 지내주지 못했다는 것이었지요. 그 뒤로는 부인이 산으로 가자면 산으로, 들로 가자면 들로 가는 등 온 산천을 헤매고 다녔다는 것입니다. 산에 가서 산 기도도 해보고 교회에 가면 귀신 병이 낫는다는 말에 교회도 다녀보았지만 아무런 차도가 없었다고 합니다.

듣고 보니 사정이 매우 딱해서 부처님께 마지 한 그릇을 올리고 천도재를 지내주기로 했습니다. 다만 사중 돈으로 제사음식을 차리면 그 영가에게 빚이 되어서 더 좋은 데를 갈 수 없으므로 절에서는 염불을 봉사하고, 제사음식은 본인이 정성을 다해 차리도록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남자가 벼를 베는 데 가서 사흘 동안 일을 하여 번 돈을 가지고 지장재일을 택해 천도재를 정성껏 지내 주었습니다. 그 남자는 물론이고 그 가족들도 아주 열심히 기도를 하였지요.

천도재를 지내고 난 뒤 그 남자의 병은 씻은 듯이 사라졌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그 가족 모두가 가족법회에 열심히 나오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피가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지요.

그 후로 그 거사님의 부친이 여든 살이 되어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염불을 하러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가는 길에 그 거사가 얼마 전까지 살았다는 옛 집에 들러 보았는데 그 집의 구석구석마다 관세음보살을 써 붙여 놓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가 이사를 해 살고 있는 집도 기와집이었는데, 서까래 기둥마다 모두 ‘관세음보살’이라고 써 붙여 놓았더군요. 이렇게 그 가정은 집에서도 열심히 기도를 하고 가족법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 점차 건강도 좋아지고 경제적으로도 안정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부친의 49재 공양비를 가지고 온 그 거사님은 부처님의 가피로 인해 텃밭도 사고 기와집도 사서 잘 살게 되었다면서 지난 이야기를 차분히 털어놓았습니다. 천도재를 지낸 이후로는 채소를 가꾸는 농사일도 잘되어 지금은 트럭도 사고 가산도 크게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가만히 지켜보면 천도재와 구병시식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의식을 치른 후 하나 같이 덕을 입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의 일이라고 해서 전혀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 거사님의 경우처럼 정신이 이상한 사람 중 원인불명의 것은 대다수가 영가로 인한 것이 많습니다. 영가가 원하는 대로 천도재를 잘 지내주면서 영가를 위로하고 좋은 법문을 들려주어 해탈할 수 있게 해주면 정신병도 낫고 여러 가지 힘겨웠던 장애가 걷히는 것입니다.



화성 신흥사 청소년수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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