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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30년대 범어사 “불교계 항일운동 최전방 사령부”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5.10.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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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 강재순 교수, 범어사 학술대회서 주장

명정학교-전문강원 설립…불교개혁-항일 주도

<사진설명>범어사는 10월1일 설법전에서 ‘근현대불교와 범어사’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1920∼30년대 범어사는 불교계 항일운동의 ‘최전방 사령부’였다. 이는 범어사가 설립한 명정학교, 불교전문강원 출신의 불교계 인사들이 불교계 3·1운동을 주도했으며 이후 1920년대 항일단체였던 조선민족대동단, 대한독립애국단, 한국민단본부 등에 참가, 불교계 항일운동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근현대사에 있어 역사적 평가에서 소외된 범어사 출신 불교계 인사들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필요하다.”

동아대 강재순 연구 교수는 지난 10월 1일 범어사 설법전에서 열린 ‘근현대불교와 범어사’라는 학술세미나에서 「1920∼30년대 범어사의 사회운동과 항일활동」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일제시대 범어사는 명정학교와 포교당, 불교전문강원을 설립하는 등 불교개혁과 계몽을 주도했고, 이 곳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한국 불교계의 중진으로 성장하거나 혹은 지역사회운동과 항일운동을 이끌 수 있도록 지원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범어사는 1920∼30년대 항일운동의 전초기지였으며, 한국불교계 개혁의 총본산과 같은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강 교수가 밝힌 1920∼30년대 범어사 출신으로 불교계 개혁과 항일운동을 이끌었던 인사는 김법린, 김상호, 김봉환, 김상헌, 유석규, 신종기, 허영호, 박용하 등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범어사 불교전문강원, 명정학교 출신으로 유학을 통해 선진문물을 수용하고 귀국 후 각종 단체를 결성, 강연회와 지역사회운동을 이끌면서 불교개혁과 항일운동에 앞장섰다. 특히 김상헌과 김상호는 함경남도 등지에서 군자금을 모집해 임시정부 총판인 안창호에게 송금했는가 하면, 임시정부의 불교계 국내 비밀통신 업무를 담당하면서 「혁신공부」국내판을 발간, 국내 정세를 각지에 알렸다.

또 김상호는 김영우, 성호, 한상윤 등과 함께 결사동맹을 맺고, 조선 총독 관저인 왜성대 폭파를 계획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운허 박용하는 1926년 전국 불교 학인대회를 개최, 학인 동맹을 조직한 뒤 만주로 건너가 1931년 조선혁명당 중앙집행위원과 조선혁명당의 군사조직인 조선혁명군의 간부로 활동하면서 1932년 3월에는 ‘신빈전투’에 직접 참전하기도 했다.

강 교수는 “수많은 범어사 출신 인사들이 1920∼30년대 불교계 개혁과 항일운동을 주도했음에도 국가로부터 그 공적을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며 “이들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와 함께 1920년대 불교계에 있어 범어사의 위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지나친 호교(好敎)론적 역사인식이라는 반론도 뒤따랐다. 동아대 김승 연구교수는 논평에서 “범어사 사부대중들의 항일 운동 못지 않게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범어사 승려들의 친일 행위”라며 “선항일 후친일의 전형을 보여주는 허영호, 김상호를 비롯해 일제말기 범어사는 해인사, 통도사와 함께 총독부에 비행기를 헌납하는 등 적극적 친일 행위를 펼친 것에 대한 역사적 반성과 함께 이들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조명제 연구원의 「근대불교의 지향과 굴절」, 부천대 김광식 교수의 「근대불교 범어사의 사격과 선찰대본산」,창원전문대 이덕진 교수의 「동산혜일의 선법에 대한 일고찰」이라는 논문이 각각 발표되기도 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부산지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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