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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수의 감소 충격

기자명 법보신문

불자들에 대한 스님들의 배려 필요
한문의례 개선해 젊은층 붙잡아야

법보신문 6월7일자 기사에 의하면, 불자의 수가 지난 10년간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추세가 친불교적으로 흐르는데, 한국에서 오히려 불자의 수가 감소세를 타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그럴까? 더구나 젊은 불자들이 타종교에 비하여 약세라는 것은 더 충격적이다. 내가 최근에 들은 이야기를 하나 소개한다. 나이 많은 여성불자인데, 자기 친구들이 거의 종교를 불교에서 천주교나 기독교로 바꿨다는 것이다. 그 까닭은 스님들이 불자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면 오는가 가면 가는가 대단히 냉담한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으며, 스님들이 정신적으로 너무 높이 계시거나, 부자 신도들에게는 친절히 대해주고 재력이 약한 신도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기 때문에 개종했다는 것이다.

스님들은 절의 기둥에도 정을 두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나는 들었다. 그러나 개인적 감정에 빠진다는 것과 대승적 차원에서 불자들을 거두는 것은 다르겠다. 불자들은 자력 불교의 이상에 따라서 자기가 성불하기 위한 수행만 하면 되지, 스님들이 특별히 불자들을 알뜰살뜰 살필 필요가 있겠는가 생각할는지 모르겠다. 흔히 자력불교와 타력불교를 준엄하게 구분하여 전자는 고급스럽고 후자는 수준이 낮다고 말한다. 그것도 그렇게 간단치 않다. 모든 것이 의타기성인데 자력불교와 타력불교를 준엄하게 구분하는 것도 문제겠다. 불자들이 수행공동체를 중시하는 것도 더불어 수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서다. 불자들은 스님들의 배려와 관심에서 더욱 신행의 길로 열심히 매진할 수 있다. 불자들에게 스님들은 목자(牧者)다. 기독교와 천주교에서 쓰는 저 말을 불교에서는 안 쓴다. 그러나 다 종교 국가의 현실에서 목자라는 개념은 좋다. 불교도 이 개념을 사용하자. 스님들은 불자들을 잘 보살피는 일을 해야 한다. 다 종교국가의 전법은 달라야 한다. 그냥 무심하게 신자들을 대하면 안 된다. 일본불교의 스님들처럼 신자들의 일상생활의 정신적 카운셀러 역할을 해야 한다. 다 괴롭고 어려움이 있어서 부처님을 찾는 것이 아닌가? 너무 자력 불교하면서 신자들을 방임하면 안 된다. 신자수가 감소하는 종교는 결국 스스로 쇠퇴한다. 이것을 종단은 깊이깊이 염두에 둬야 하겠다.

그리고 젊은 신도수가 적다는 것을 깊이 자성해야한다. 젊은이가 왜 불교를 가까이 하지 않는지 조사해 봐야 한다. 아마도 불교 의례가 너무 한문일색으로 되어 있어서 이것이 젊은이들을 멀리 하게 하는 것이 아닌지? 가톨릭 교회가 라틴어 일색에서 자국어로 의례문과 기도문을 다 바꿨다. 이것을 불교가 배워야 하겠다. 불교도 한글문으로 기도와 의례문을 점차로 바꿔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불교의 기도문과 의례문을 산스크릿으로 대체한다고 하기보다 오히려 한글화작업이 시급하다 하겠다. 산스크릿어 찾기보다 국제화시대에 불교용어를 영어로 옮기는 사전이 더 필요하다. 나 같은 한문세대도 때로는 한문이 외국어로 여겨질 때가 있는데, 하물며 젊은 세대는 말해서 무엇하랴! 그리고 불교가 참선 때문에 책읽는 공부를 등한히 여기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 마음의 고요와 깊은 사유의 함양은 이율배반이 아니다. 불자의 독서율이 저조하다는 것도 충격적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kihyhy@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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