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밖에서 부처를 찾으면 외도
마음 안에서 깨달음 구하면 마귀

선가에서 마음이 곧 부처니 마음 밖에서 부처를 구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럼 부처는 마음 안에 있다는 말씀인가요?

사실 이 말을 잘못 알아들으면 자신이 일으키고 있는 현재 마음속에 부처라고 이름 하는 또 다른 어떤 성품이 있는 줄 착각하게 됩니다. 즉 제 마음 안에 절대적인 존재를 하나 만들어 놓고 이를 구하는 것을 수행인줄 잘못 안다는 말입니다.

선가에서 마음이 곧 부처이니 밖을 향해 찾지 말라는 뜻은 현재 쓰고 있는 이 마음을 제외 하고는 또 다른 마음이 없으므로 이 마음 자체를 깨달아 부처를 이룰 뿐이라는 의미 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일어나는 마음,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이든 간에 안에서도 밖에서도 얻어야 될 또 다른 마음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마음이 부처라는 말은 번뇌 망상을 짓고 있는 그 마음이 곧 부처이니 다른 곳에서 얻으려 하지 말라는 가르침입니다. 옛날 중국의 혜해라는 선사에게 어느 날 온광이라는 법사가 찾아와 수행하는 사람이 지녀야할 올바른 견해에 대해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선사는 이렇게 말 했습니다. ‘허공은 영특한 지혜를 내지 못하고 구하려는 마음이 앞서면 근기가 천박하고 경계를 만나 흔들리면 선정이 부족한 것이고 마음 밖에서 찾으면 외도이고 마음 안에서 구하면 마귀니라’.

이에 법사가 ‘그렇다면 아무것도 없겠습니다.’ 하니 ‘그러나 온광이 끝내 없는 것은 아니다.’ 했습니다.

이 두 분의 문답을 한번 살펴봅시다. 먼저 혜해 선사가 말한 허공은 영특한 지혜를 내지 못한다함은 마음을 허공처럼 텅 비게 하여 아무 생각도 안 하는 경지를 깨달음으로 삼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지혜는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 데에서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구하는 마음이 앞서면 근기가 천박하다 한 것은 도를 얻어야하겠다, 견성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게 되면 이게 욕심이 되어 마음이 어두워진다는 뜻으로 수행은 욕심을 앞세워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경계를 만나 마음이 일어나면 선정이 부족하다함은 수행 중에 여러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아직 선정이 충실하지 못한 상태이므로 좋아하거나 싫어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수행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체험을 하게 됩니다.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일어나기도 하고, 슬픔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충만감이 생기기도 하고, 일체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경계를 만나다 보면 수행자는 자신도 모르게 그 경계에 빠져들어 나는 수행을 했다는 견해를 짓기 쉽습니다. 선사는 바로 이점을 주의시킨 것입니다.

또 마음 밖에서 찾으면 외도라 한 것은 깨달음이나 부처는 형상이나 대상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니 오직 자신의 마음을 통해 이루라는 의미입니다.

끝으로 마음 안에서 찾으면 마귀다 한 것은 도를 찾음에 마음 밖에서 찾지 말라니까 이를 잘 못 해석 하여 이번에는 마음에 따로 무언가 있는 줄 알고 마음에 집착 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불자들 중에 이와 같은 잘못된 견해를 갖고 수행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저는 항상 이 부분을 지적해왔습니다.

선사의 말씀도 부처를 마음 밖에다 두고 찾는 사람보다 더욱 위험 한 것이 마음 안에다 두고 부처를 두고 찾는 사람이 더욱 위험하다는 뜻을 안고 있는 것입니다. 선사의 가르침에 온광이 ‘그렇다면 끝내 아무것도 없겠습니다’ 하자, 끝내 온광이 없지 않다 한 말은 허공과 같은 경지를 얻으려 하지도 않고 구하려 하지도 않고 마음을 일으키려 하지도 않고 마음 밖에서도 안에서도 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 것도 하지 말라 는 뜻도 아니고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즉 이러 한 중에 도 묘한 수행의 길이 있고 온광의 본분인 불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 입니다.

자주 강조 하는 말이지만 수행은 자신의 마음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바로 보고 깨달아 마음 가운데의 무지와 번뇌를 타파 하는 공부 일 뿐 무언가를 따로 얻고 찾는 공부가 아닙니다. 안에서 찾건 밖에서 찾건 무언가를 찾기 이전에 찾는 그 마음을 돌이켜 봅시다.
 
유마선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