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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이 필요한 이유

기자명 법보신문

종삼 스님
구례 화엄사 주지

아침 종무회의 시간이었다. 7월에서 8월말까지 이어지는 여름수련회에 대한 일정과 참가인원, 준비상황 등에 대한 논의가 분주하다.

책상위에 놓인 각 교계신문에도 여름 수련회에 관한 기사로 넘쳐나고 있다. 예전부터 여름 수련회가 신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 인기가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2002년 이후 템플스테이 붐을 타고 참가인원의 수와 폭이 더 광범위해진 느낌이다.

불교의 포교활동이 활발해져서 그럴까하는 자문(自問)은 얼마 전 인구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로 보면 우문(愚問)에 불과하다.

그러면 사람들은 무엇을 찾아 이렇게 산사(山寺)로 몰리는가. 일반적이지 않은 스님들의 생활 모습과 자연경관이 수려한 사찰이라는 공간의 매력 때문일까, 아니면 한국불교와 그 수행체계가 현대인들의 필요와 부합하다는 공감대라도 형성이 된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가 될만한 내용으로 기억되는 것이 근래 한국방송의 특별기획으로 진행된 다큐멘터리 ‘마음’이었다. 책으로도 출판이 되었기에 당시 화면을 기억하며 살펴본 적이 있었다. 우리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내용이지만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실험해 나가는 방식이 현실성을 극대화하는 느낌이었다.

“기억은 경험을 만들고 경험은 마음을 만든다”“인간을 둘러싼 주위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그 변화무쌍함에 끌려 다니다 보면 인간은 지치게 마련이다. 이것이 현대문명에 마음 챙김이 필요한 이유이다. 명상은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지면 세상이 달라진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모르고 있다.”

일반인들의 삶속에서 마음챙김(명상)이 필요한 이유를 제시한 부분이고 그 효과들은 과학적 데이터로 풀어냈다. “세상은 우리들 마음속에 존재한다”“마음을 움직이면 몸이 반응한다”“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 플라시보 효과(실제로는 생리적인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약인데도 단지 환자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실제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 ”칼 사이몬톤 교수는 마음챙김 명상에 바탕을 둔 동양적 상상훈련으로 159명의 말기 암 환자의 평균 수명이 24.4개월로 2배 연장되었다며 사이몬톤 요법(희망과 믿음 갖기, 건강한 에너지 갖기, 상상력 활용하기, 마음속의 지혜에 의지하는 방법, 죽음에 대한 믿음 탐구, 앞으로 2년간의 건강계획 세우기)으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상대에게 너무 많이 기대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관계 속에서도 적절하게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기대하고 의지하는 마음은 고통을 더 깊게 만들 뿐이다. 사랑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거울에 비친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마음 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감소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존 카밧진 박사는(전 매사추세츠의과대학) 이렇게 결론 내린다. “ 마음 챙김은 깨달음이다.”앞 뒤 잘라내고 부분 부분만 읽으면 선방수좌들의 용맹정진 오도송이나 법담(法談)으로 읽힐 만한 내용들이다. 한국불교의 영향이기보다는 일본불교와 티벳불교의 사상적 근간을 참구한 서양적 의미의 동도서기(東道西器)로 구체화시켜나가는 이름 없는 불법(佛法)의 눈푸른 포교사들이 아닌가.

이번 여름 화엄사를 찾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화엄사는 어떻게 기억될까. 그 기억이 마음이 되고 그 마음이 화엄사로 되돌아 올 것인데. 수련생 모두에게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당신 때문에 화엄사가 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한국불교의 오늘이 백천간두에서 진일보하고자 하는 절박함보다는 아직도 옛 영화(榮華)의 주변을 헤매는 고목(古木)병에 취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자괴감에 참회진언만 입속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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