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님이 익주 대수법진 선사에게 물었다.
“겁화가 활활 타서 온 세계가 모두 무너진다 하는데 그것도 무너집니까?”
“무너진다.”
“그러면 그를 따라가겠습니다.”
“그를 따라가느니라.”
그 스님이 또 수산주 선사에게 똑같이 묻자 수산주 선사가 말했다.
“무너지지 않는다.”
“어째서 무너지지 않습니까?”
“대천(大千)세계와 같기 때문이다.”
*겁화(劫火): 겁이 끝날 때 일어나서 온 세계를 다 태우는 불.
*겁화가 활활 타서(劫火洞然): 겁화가 활활 타면 대천세계가 무너지고 수미산과 큰 바다도 사라져서 흔적도 없다고 한 경지를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