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념관보다 요양원이 필요합니다”

기자명 법보신문

日軍 위안부 할머니 25일 국회서 성명 발표
안명옥 의원에 자필성명·기자회견문 등 전달

“생전에 대접을 못 받았는데 우리들의 역사적 사실을 남기는 기념관을 건립해서 대접해 준다니 고맙습니다. 하지만 오줌주머니 차고 누운 할머니와 자식도 못 알아보는 분들이 계신 이 마당에 기념관이 중요합니까, 요양시설이 필요합니까?”

강일출, 김군자, 이옥선 씨 등 나눔의 집(원장 원행 스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10명은 25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문요양시설 건립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한국정신대연구소 이성순 소장을 비롯해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이희자 대표, 지구촌공생회 이남재 사무총장 등 20여 명이 동참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나눔의 집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2001년부터 건립을 추진한 전문요양시설이 환경정책법 등으로 4년 째 난항을 겪고 있어 고령의 할머니들의 악화되는 건강을 위한 요양시설이 절실히 필요함을 알리고자 마련됐다.

이옥선 할머니는 자필로 작성한 성명서를 통해 “요양시설보다 기념관을 먼저 짓겠다고 추석 때 여성가족부 장관님이 오셔서 20억 원을 지원하신다고 했다”면서 “당장 요양시설이 필요한 이 때 요양시설에는 한 푼도 내놓지 않고 기념관에만 지원한다니, 일본정부와 한국정부마저 우리를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그는 또 “억울한 청춘이 내내 서럽고 늙어서도 천대받는다고 생각하니 ‘위안부’였다고 나선 게 후회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용수 할머니는 “우리는 대한민국의 딸로 태어난 죄 밖에 없다”며 “오욕의 역사의 산 증인인 우리가 건강히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는 꼭 요양원을 건립해 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위안부 할머니들은 기자회견문과 자필성명서 등을 오도성 수석보좌관을 통해 2005년 간병인 지원법을 개정 발의한 한나라당 안명옥(여성가족위원회 예산결산심사위원회 위원) 의원에게 전달했다.

나눔의 집은 2002년 12월 일일찻집 등 자체 모금활동을 통해 전문요양시설 건립 부지 700평을 마련했으나 2003년 2월 ‘환경정책법 및 환경부고시’를 이유로 광주시로부터 반려 처분을 받았다. 이후 전문요양시설 신축은 2004년 ‘환경총량제’의 도입으로 신규 시설 건립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나,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이 9월 28일 전문요양시설 지원을 주요 내용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한편 나눔의 집 등 ‘일본군 성노예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전국 동시 기획 한국 실행 위원회’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증언집회를 11월 19일부터 30일까지 일본 전 지역을 비롯해 서울, 부산, 춘천 등 전국 각지에서 실시한다. 전국동시증언집회는 2004년부터 일본에서 진행돼 왔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