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임 1주년 맞은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6.11.10 11:27
  • 댓글 0

세속화된 절살림 청산…대사회포럼 상설화

평생 학승의 길을 걸어왔던 지관 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장이라는 종단의 수장이 된지 11월 14일로 꼭 1년을 맞는다. 스님이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착수한 일은 종단 내 갈등 종식과 화합이었다. 지난 1998년도 종단사태로 징계 받았던 이들을 사면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또 오랫동안 방치되다시피 했던 어린이청소년 포교의 활성화를 위해 어린이지도사교육기관 설립, 어린이포교전담팀 설치, 어린이포교전진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 국립공원입장료 폐지 대안 개발에 진력하는 한편 중앙종무기관과 교구의 종무행정 불균형을 해소하고 조화로운 발전의 실현을 위해 종무행정의 지방이전 추진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스리랑카 조계종 복지타운 건립 △종단 망실재산 환수 △간화선 대중화 연구사업 등도 큰 성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지관 스님’의 1년에 대해 비판의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인사에 있어 무원칙하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종도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지 못하고 ‘삼층석탑’ ‘오층석탑’ 등으로 불리는 일부 측근들에 의해 인사가 좌지우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총무원 인사나 사찰 주지 임명에 있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 임명되기보다는 총무원장 선거 때 함께 했거나 개인적인 ‘인연’을 중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또 지난 10월말 실시된 제14대 종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총무원장으로서 종헌종법의 버팀목이 됐어야 했음에도 그렇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사회적 역할의 강화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관 스님은 취임 1주년 맞아 11월 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종단운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지관 스님은 먼저 “세간의 공명심이나 허명을 얻기 위해 수행대중의 품위와 승가의 실상을 왜곡 또는 폄훼하는 일들이 발생해 대다수의 수행대중들이 열도 안 되는 나쁜 예외성에 희생되는 일이 없지 않다”며 “소위 이름 있는 지도자나 정치승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묵묵히 수행하고 기도하는 대중들에 의해 승가는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또 “일생에 한 스승을 잘 섬기는 일도 한 제자를 제대로 사랑하는 일도 어렵다”며 “대중을 섬겨야 하는 종무에 헌신하는 대중들이 오히려 종단의 권위와 품위를 위해 늘 발심하고 뼈아픈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관 스님은 ‘오랫동안 구상하고 이제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려고 한다’는 종단중흥을 위한 4대 의제를 제시했다. 먼저 제1의제는 수행승가를 토대로 한 종풍진작이다. 지관 스님은 “이는 말 그대로 한국불교 수행승가의 전통을 회복하고 종풍을 진작시키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 △수행대중이 평생 의지 할 소의 삼장인 경율론의 결집과 유통 △계정혜 삼학수행을 위한 대중평생교육체제의 설치와 운영 △종장회의의 설치와 삼장 및 선장(禪藏)산림 상설운영 등을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제2 의제는 대중원융살림의 회복이다. 지관 스님은 “요즘 일부 젊은 스님들이 편리함을 지나치게 추구하고 있다”며 “대중이 함께 살면서 이해하고 배려하는 전통이 약화되면서 승가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표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스님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중공의제도인 포살과 자자의 정례화 △대중공사제도의 회복 △수좌위주의 안거의식에서 벗어나 기도와 교육 포교를 해도 안거로 인정 △기본교육 이수 후 10년 내 5안거 이상 대중소임 의무화 △독살이 대중들도 본사단위의 정례 포살 및 자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교구 중심의 결계 시행 △청규전통에 의거한 대중운력전통으로 최대한 일용사를 승가구성원 스스로가 운영케 하여 재가종무원 위주로 세속화된 살림을 청산 △사찰소유농지를 실답게 복원해 이를 대중이 경작함으로써 일부 자급자족 전통을 회복하고 사원의 주요 거점 지역인 농촌지역에 대한 지도공동체로서의 역할을 개발수행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지관 스님은 제3의제인 전법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스님은 △출재가 대중 모두 “요람에서 무덤까지” 즉 일생동안 정법도량에 섭수되도록 할 것 △해외전법에 관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중장기 대안 마련 △‘포교원’이라는 명칭 대신 ‘전법원’으로의 이름 변경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제4의제로 대사회를 향한 승가의 입장과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스님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대중승가의 공의제도와 원융살림 회복 그리고 사회화 △대중사회포럼, 지식사회포럼, 남북화해포럼, 지구촌포럼 등 정견창출협의체로서의 대사회포럼을 상설운영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지관 스님은 “대부분의 대중들은 물론 종회의원들과 본사주지스님들 대부분이 스스로 정풍과 쇄신을 강력하게 열망하고 있다”며 “한 손바닥이 차갑더라도 따뜻한 손과 마주하면 찬 손도 저절로 따뜻해지는 만큼 이러한 열망이 우리 불교를 점차 바꿔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