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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스님의 자비수관 수행법]몸이 사라지는 현상은 무엇인가요?

기자명 법보신문

마음의 현상임을 자각…이제 수행의 시작

Q : 자비손을 썼을 때 몸에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땐 몸이 사라진 경우가 대부분이라 했습니다. 제 경우는 아무 반응이 없긴 하지만 시각적으로 몸의 형상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라진 건지 아닌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눈에 몸의 모습이 보이질 않으니 몸이 사라진다는 느낌을 어떻게 받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부분적이지만 몸이 사라지는 느낌이 있어서 알았지만 지금 아무 반응이 없다는 것은 몸 전체가 사라진 것인가요? 처음에 몇 번 했을 때는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은 없었지만 몸이 불붙듯이 뜨거워진다든지, 바람이 빠져나간다든지, 몸이 팽창한다든지 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부분적으로 몸사라지는 현상을 느껴 보긴 했는데 지금은 아무런 반응이 없어 느낄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몸전체가 사라진 것이 맞습니까?

A : 몸에 아무것도 걸리는 것이 없고, 아무 반응도 없다면 몸의 형태가 사라진 것이 맞습니다. 이는 5대 가운데 허공의 원소가 나타난 것이며 몸삼매이며 거친 무아를 체험하는 것입니다. 물론 진정한 무아체득은 아닙니다. 몸의 형태가 사라진다는 것은 그동안 몸을 실체시 하던 사고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몸이 비어있음을 보기 시작하면서 몸 삼매에 들게 되는 것이죠. 이제부턴 자비손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주의할 점은 허공은 진여가 아니라 물질형상에 상대되어 나타나는 것일 뿐이라고 대승기신론에서 설하고 있듯이, 능엄경에서 허공이 무지를 일으킨다고 했듯이 허공에 머물면 무기공에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관찰대상을 찾아야 합니다. 아직 모든 감각이나 호흡이 남아있어 몸이 곧 나라는 관념이 유지되고 일상 속에서는 몸과 관련된 번뇌(身業, 口業)들을 계속 일으키게 됩니다. 몸이 한번 사라졌다고 해서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확실하게 무상정(無想定)이나 무색계의 삼매를 체득하기 전까지는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합니다. 또한 자아없음과 실체없음 속에는 일어나고 사라짐이 없습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몸 사라짐의 지혜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의 형태가 생기고 사라지는 것 역시 조건에 따라 변하는 것이므로, 일상속에서 ‘나’를 중심에 놓고 탐심과 진심을 계속 일으키고 집착하면 다시 몸이 무거워지고 형태가 살아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몸의 현상이 바로 마음의 현상임을 빨리 자각하고 일상 속에서도 몸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의식 가운데 일어나는 탐욕과 성냄 등의 번뇌를 빨리 제거할 수 있고 마음삼매에 들어가기 쉬우며 삼법인 관찰을 통해 마음이 공한 상태로 들어가게 됩니다

원각경에서는 몸소멸은 적멸차제 다섯단계 가운데 첫 번째라고 하기 때문에 이제 수행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화사 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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