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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스님의 자비수관 수행법]망상 때문에 수행이 되지 않습니다

기자명 법보신문

망상을 객관화해서 본질 비어있음 봐야

사람은 매순간 보고 듣고 접촉하는 모든 것들을 저장시킵니다. 이러한 것들이 망상이 되는데 수행하기 전에는 우리의 의식이 온통 외부대상에 쏠려있기 때문에 의식하지 못하지만, 수행을 하게 되면 외부에 빼앗겼던 마음이 내부로 고요히 돌려지면서 오히려 더 많이 더 자주 생각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우선 망상을 올바로 이해하게 되면 망상에 빠지지 않게 하는 반조의 힘이 생깁니다. 첫째, 망상은 관찰대상입니다. 둘째, 망상은 주객이 상대해 있을 때 생깁니다. 셋째, 주객의 상대에서 생기므로 망상의 속성은 잠시 머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망상을 없애고자 하지 말며 또한 없애지 않을 생각도 하지 말아야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망상을 없애려는 의도가 그 망상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의도 또한 알아차릴 대상입니다. 그래서 망상에 대해 대처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망상의 속성은 잠시 머무는 것이기 때문에 망상이 일어나면 ‘망상’하고 마음속으로 명칭을 붙여서 알아차리거나 명칭을 붙이지 않고 그냥 알아차림 하는 것입니다. 알아차림을 해도 잘 안 된다면 망상의 내용을 들어서 명칭을 붙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망상 속에서 내가 산책을 하고 있다면 ‘산책하고 있음’하고 명칭을 붙이거나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망상이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때 망상의 본질이 실재하지 않음을 보는 것입니다.

둘째, 망상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우선 망상은 주객이 상대할 때 생기기 때문에 주객을 해체시키면 망상의 본성이 들어나면서 환같이 사라집니다. 주객을 해체시키는 방법은 경망심멸(境亡心滅)이라고 했듯이 망상이 일어나면 일어나는 대로 그대로 두고 자비손으로 관찰 대상인 몸의 5대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5대는 망상을 일으키는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몸의 5대와 5대로 인해 나타나는 감각을 관찰하면 몸의 허상이 저절로 사라지면서(境亡) 망상이 사라지므로(心滅) 자비손으로 몸관찰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행할 때는 망상이 계속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 변화와 실체 없음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좌선시 자비손을 쓰는 중에 잡념이 일어나면 일어났다고 알아차리고 사라지면 사라졌다고 알아차리다 보면 내 모든 생각과 감정들이 객관화되면서 그에 끄달려가지 않게 됩니다. 수행은 잡념을 억지로 없애서 따로 고요함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그 본질이 비어있음을 꿰뚫어 봄으로써 마음이 그 어디에도 걸리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동화사 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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