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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의 욕심 커트라인이 없다”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7.01.1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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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공사 첫 제1회 워크숍 현장

“종단에는 개인의 사명, 사찰 및 단체의 사명, 각종 종무기관의 사명, 종단의 통합적인 사명이 부재하다. 그저 관성적으로 해오던 일만 있다. 그것도 구태와 그릇된 관습의 찌꺼기에 물든 상태로…”(김형남 전 조계종 고문변호사)

“승가 폭력을 동원하는 집단이 돼버렸고, 수백억대의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개혁정신은 간 곳이 없고 문중이나 계파 등 이기주의만 난무하고 있다. 승가는 지금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이다.”(실천불교전국승가회 공동대표 효림 스림)

“우리 불교계는 현재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욕심에 커트라인이 없으며, 자정 능력도 상실했다. 더 큰 문제는 대형 사건사고들에 대해 교계 단체들이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이학종 법보신문 대표이사)

청청승가를 위한 대중공사(창립준비위원장 만초)가 1월 15일 대전 장태산 자연휴양림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제1회 워크숍에서는 청정성과 개혁정신을 상실해가는 한국불교의 적나라한 현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먼저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가 조계종 중앙종회와 관련해 불교계 리더층 2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중앙종회에 대해 발전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을 내렸다. 이를 통해 김 교수는 “종회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방치하면 이러한 평가가 종단 내외로 확산되면서 결국 종단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첫 포문을 연 발제자는 최근까지 조계종 법무팀에서 활동했던 김형남 변호사였다. 김 변호사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자정과 소통의 시스템이 살아 있어야 함에도 종단은 자정시스템의 고장으로 인해 외적 변화압력이 들어난 후에나 수습하고자 노력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난 1998년 중앙종무기관을 대상으로 수립한 중장기전략이 이미 대부분 달성된 지 오래인데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짜지 못하고 관성적으로 가고 있다”며 “가까운 시일 안에 그런 작업에 집단적으로 착수할 계획도 없어 보이며 현재로서는 가능성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김 변호사는 “사명과 비전, 전략과 목표를 공유하는 사람의 결합(조직) 없이 불가능하다”라며 “물방울이 모여 물결을 만들듯 네트워크가 필요하며 그 목표는 현 단계에서 ‘사회적 신뢰의 회복’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공동대표 효림 스님은 “54년 정화개혁의 가장 큰 후유증은 폭력으로 오늘날까지 승가 내에 잔존하고 있다”며 “승가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폭력의 근절과 함께 돈이 없으면 안 된다는 묘한 의식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효림 스님은 또 “선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배격하는 것이 종파주의이자 교조주의인데도 요즘은 계파나 문중의 이해관계에 얽혀있다”며 “비판했다.

스님은 이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있을 수 없음에도 요즘은 극한 대립 속에서 스님들이 한 술 더 떠 극한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있어 어느 한 쪽에 편승하기보다는 화합을 시키고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학종 법보신문 대표이사는 “분명히 비판받아 마땅할 일이 교계에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거의 없다”며 “이는 곧 자정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이사는 “부처님 당시 승가 내부에 분열이 있자 재가불자들이 공양을 거부해 화합하도록 했던 일이 있었다”며 “승가가 혁명적 쇄신으로 재결집하고 스스로 자정하려는 뼈를 깎는 노력이 없다면 결국 일반인들은 물론 재가불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승가를 큰 바다에 비유한 『중아함경』의 ‘팔미증유법’을 소개한 이 대표이사는 △교학 및 수행법의 체계화 △지계의식의 확립 △파계 행위자에 대한 엄단 △승가의 평등정신 회복 △상구보리하화중생이라는 공통된 출가정신 견지 △시류편승이 아닌 정법 선양 △교법과 계율 지향 △승가 내의 화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대중공사는 대중공사 준비위원장 만초 스님을 비롯해 도법, 수완 스님 등 2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중공사의 역할과 방향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도 개최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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